한국인 유튜버, 일본 어깨빵 男 참교육…"영웅" 뜨거운 반응

입력 2026-07-02 09:39
수정 2026-07-02 10:29

최근 일본에서 고의로 몸을 부딪치는 이른바 '부츠카리(ぶつかり·어깨빵)' 행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국내 코미디 유튜버가 현지에서 이들을 직접 제지하는 영상이 공개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매드브로'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어깨빵하는 빌런 참교육하는 육은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코미디 유튜버 육은영은 일행과 함께 일본 오사카 거리를 탐방하던 중 동행한 여성이 한 남성에게 거칠게 어깨를 부딪히는 피해를 당하자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피해를 입은 일행은 "어깨빵을 완전 세게 치고 갔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육은영은 곧바로 문제의 남성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남색 티셔츠를 입은 이 남성은 길을 걸으며 맞은편에서 오는 여성들을 상대로만 상습적으로 어깨를 들이받고 있었다. 대상을 가리지 않았고 심지어 어린 학생까지도 이 남성의 표적이 됐다.


현장을 직접 목격한 육은영은 남성을 가로막은 뒤 "왜 이렇게 어깨를 치고 다니냐"고 한국말로 거세게 따져 물으며 똑같이 남성의 어깨를 쳤다.

건장한 체격의 육은영이 단호한 태도로 따지자자 남성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남성은 "쏘리(Sorry)"라며 영어로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나 육은영은 "하지 말라고"라며 경고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대다수 네티즌은 "어깨빵 참교육 사이다다", "약한 여자 상대로 어깨빵하며 우월감 느끼다가 육은영한테 바로 사과하는 게 통쾌하다", "덩치 큰 육은영이 하지 말라고 하니까 '쏘리'만 반복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일본인 네티즌들의 응원 댓글도 이어졌다. 한 일본인은 "걸을 때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데도 일부러 부딪히는 사람이 있다. 키가 작거나 약한 여자를 골라 부딪힌다"며 대신 복수해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또 다른 일본인 역시 "하루에 두 번이나 어깨빵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신은 영웅이다. 일본에는 이런 사람이 많지만 체격이 좋은 사람에겐 절대 그러지 않고 여자들만 피해를 당하는데 정말 속이 시원하다"고 댓글을 게재했다.


최근에는 일본을 찾은 한국 걸그룹 멤버들까지 유사한 위협을 겪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와 미나미는 유튜브를 통해 갸루 패션을 하고 현지 문화 체험 콘텐츠의 일환으로 파라파라 댄스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한 젊은 일본인 남성이 길을 걷다 갑자기 이동 방향을 바꾸더니 미나미 쪽으로 빠르게 접근했다. 이 남성은 몸을 부딪치려는 듯 갑작스럽게 몸을 틀며 다가왔고 미나미는 이를 재빨리 피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고의적인 어깨빵 행위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처럼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행인을 향해 일부러 어깨나 팔꿈치 등을 부딪치고 지나가는 행위를 뜻하는 부츠카리는 오래전부터 일본 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주로 여성이나 어린이, 고령자 등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약자로 보이는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사법당국도 강력한 처벌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27일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생을 몸으로 들이받아 넘어뜨리고 부상을 입힌 혐의로 요코하마시의 한 남성이 가나가와현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26일 아침 가나가와현 야마토시 내의 한 보도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를 고의로 들이받아 넘어뜨려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남성은 이미 초등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검은 마스크의 부딪힘 아저씨(부츠카리 오지상)'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츠카리 아저씨'나 '부츠카리 남성'이라는 명칭은 과거 SNS를 계기로 일본 전역에 널리 알려졌다. 2018년 신주쿠역 구내에서 스쳐 지나가는 여성들을 차례차례 몸으로 들이받는 남성의 영상이 SNS에 확산되며 대대적인 공분을 샀다. 이후 고의적인 몸 부딪힘 사건에 대한 경찰의 단속과 체포가 잇따랐다.

일본 법조계 및 현지 법률 매체 '벤고시닷컴 뉴스'에 따르면 형법상 피해자가 다치지 않은 경우에도 '폭행죄'가 성립해 2년 이하의 구금형 또는 30만 엔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이번 가나가와현 초등학생 사건처럼 피해자가 넘어져 타박상이나 찰과상 등 구체적인 부상을 입었다면 법정형이 최대 15년 이하의 구금형 또는 50만 엔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늘어나는 '상해죄'가 적용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역이나 길거리에서의 접촉이 혼잡함으로 인한 우연한 사고로 오인되어 묵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해당 매체는 블랙박스나 폐쇄회로(CC)TV, 주변 목격자의 증언이 있다면 충분히 사법처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