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꼬집은 '송곳 풍자' 빛났다

입력 2026-07-01 22:30
수정 2026-07-02 00:15
‘제12회 신한 29초영화제’에서는 광고 분야가 신설돼 눈길을 끌었다. 29초영화제가 최근 영상 트렌드인 ‘숏폼’ 패러다임을 주도해온 만큼, 광고·마케팅 영역까지 영상 인재들이 활약할 판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소재 삼은 올해 영화제에선 광고 공모를 기다렸다는 듯 29초 분량의 창작 영상 463편이 쏟아졌다. 영화와 광고가 지향하는 표현 방식의 차이가 돋보이는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분야 최우수상을 받은 ‘??? : 사장님 통행료 걷을게요(사진)’는 대상을 받은 ‘본능의 소리는 참지말고 땡겨요!’와 함께 심사 과정에서 주목받았다. 치킨을 배달하는 자전거가 빠르게 달리긴커녕 길목마다 서 있는 통행료 징수원에게 번번이 가로막히는 내용이다. 자영업자들이 겪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높아진 수수료는 고도로 발달한 톨게이트 관세와 같다’는 문제의식으로 재치 있게 풀어내며 “‘땡겨요’ 플랫폼이 어떤 서비스인지를 충분히 설명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내 몸이 땡겨졌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광고의 특성에 시네마스코프 비율의 와이드한 화면 등 영화적 감성을 더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음식이 생각날 때 배달앱을 찾는 모습을 ‘땡김 현상’ 이라는 과장된 중력 현상으로 담아낸 상상력이 재미있다.

‘땡기면 안 잡아먹지’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본선에 진출해 호평받았다. ‘해님 달님 이야기’에서 영감받은 작품으로 오누이를 놓친 배고픈 호랑이가 분한 마음에 동아줄을 잡아당기자 배달 음식이 떨어지는 내용을 AI 영상으로 구현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양정화 크리에이티브망고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프로듀서는 “전래동화를 활용해 저작권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