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부터 기존에 무관세로 수입되던 테무,쉬인,알리익스프레스에서 들어오는 소액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화물에 대해 3유로(약 5,2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EU는 중국산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불공정 거래로 역내 소매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해부터 소액 면세 폐지를 추진해왔다.
미국은 이미 작년 5월부터 중국산 소액 수입품에 대한 ‘소액 관세 면세제도(de minimis)’을 종료했고 8월부터는 전세계에서 들어오는 소액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했다.
가장 먼저 중국 소액 소포에 소비세를 징수한 호주에 이어 미국,EU와 소액 면세 폐지를 추진중인 영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통관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한국으로 중국발 이커머스 소포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EU가 이 날부터 시행하는 이 수수료는 화물에 포함된 관세 분류 기준으로 부과된다. 예를 들어 의류 한가지만 여러 벌 들어있으며 3유로의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의류, 장난감, 생활용품처럼 서로 다른 3 가지 종류의 물품이 들어있는 소포에는 총 9유로(약 16,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3유로의 수수료는 2년후인 2028년 7월 1일에 출범하는 새로운 EU 관세 당국이 시행할 품목별 관세로 대체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소포 유입이 급증하자 서둘러 임시 조치에 나선 셈이다.
저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는 수십 년간 시행돼왔으며 현재 면제 기준액인 150유로(약 26만원)기준은 2008년에 도입됐다. 이 면제 혜택을 받아 EU로 반입되는 전자상거래 소포의 수는 2022년 14억 개에서 3년만인 2025년에 58억 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 의회에서 관세 개혁 문제를 주도하는 디르크 고팅크 의원은 "중국발 이커머스 소포들이 소액 관세 면제 조항을 이용해 쏟아져 들어오면서 EU 기업들을 희생시키고 산업 규모로 오용됐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EU가 면세 혜택을 없애면 중국발 우회 물량이 유럽 대신 영국으로 폭발적으로 쏟아 들어져 올 것이라는 소매업체들과 제조업체들의 반발이 크다. 영국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EU의 소액 관세 폐지 정책을 따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EU에 이어 일본도 올해 3월말 의회를 통과한 세제개편안을 통해 중국 이커머스 제품에 대한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일본 세제개편안은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기 위해 과세기준 물품가 1만엔 이하(실제 판매가 16,666엔)에 대한 수입 소비세 면세 제도 폐지와 개인수입품 세금 40% 할인 제도 폐지에 나섰다.
일본내 소액화물 수입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약 4~5배 급증해 연간 2억건에 육박한다. 일본도 중국산 이커머스 제품이 세금 한 푼 안내고 대규모로 들어오면서 일본내 영세 상인들과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동남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 남미 브라질 등에서도 자국 영세 소비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이커머스 소포에 대한 소액면세제도 폐지를 추진중에 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남은 관세 장벽 없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사실상 몇 나라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공략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러스 글로벌 어드바이저를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및 항공화물 컨설턴트 데릭 로싱은 수수료가 발효된 후 몇 주 안에 EU로 향하는 중국발 전자상거래 상품의 항공 운송량이 10%에서 3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싱은 "이들 플랫폼들이 다른 시장으로 얼마나 전환할 지가 관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지난 해 소액수입관세면제 제도를 폐지했을 때 유럽 시장이 좋은 대안이었지만, 지금은 유럽을 대체할만한 시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대유럽 수출이 급감할 경우 관련된 공급업체와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쉬인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창고 공간을 확장하고 EU로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