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개통하려면 계좌 등 다중 인증해야

입력 2026-06-30 17:55
정부가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범죄의 출발점인 명의도용 개통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등 다중 본인확인 체계를 도입한다. 당초 안면인증 의무화를 추진하던 정부는 개인 기본권 침해 논란에 따라 계좌인증 등 다른 인증 수단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부정 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신분증만 제시하면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본인인증 수단을 추가해야 한다.

우선 오는 6일부터 9월말까지인 단계적 시행 기간에는 기기 변경을 제외한 신규 개통과 번호 이동에 다중 인증 체계를 우선 적용한다. 가입 희망자는 안면인증 또는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앱을 통해 다중 본인 확인을 받아야 개통할 수 있다. 생애 최초 개통이나 단말기 분실로 모바일신분증 사용이 불가능 한 경우에는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을 통해 오프라인 개통이 가능하다. 정부는 하반기 계좌인증이나 기타 생체인증 등 대체 수단 도입을 검토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확보해 오는 10월부터 다중 인증 체계를 완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휴대전화 이용 범죄의 출발점인 명의도용 부정 개통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대포폰은 2만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안면 인증 의무화를 추진했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안면 정보의 민감성을 이유로 대체 인증수단 마련을 권고하자 제도를 수정·보완했다. 안면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원본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보관하지 않고, 얼굴 대조가 끝나는 즉시 관련 정보를 파기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면 인증 외 대체 수단인 모바일 신분증은 사전에 발급 받아야 이용할 수 있고, 주민등록초본 역시 당일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만큼 이용자 불편도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안면인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가입자가 많을 것”이라며 “다른 대체 인증수단이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