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큰손’ 외국인 관광객과 2030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점포 밖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백화점 내부 마케팅에 안주하지 않고 2030세대와 방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백화점 문턱을 낮춰 고객 접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까지 약 2주간 경북 경주 황리단길(황남동 일대)에서 진행한 ‘더현대 팝업스토어’에는 3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2030세대 비중은 80%에 달했다. 지난 4월 부산 광안리에서 연 팝업 행사에는 2000여 명이 방문했다. 전체 방문객의 3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외부 팝업이 흥행을 이어가자 현대백화점은 오는 10월 진주 남강유등축제에서 더현대 팝업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인천 개항장, 김천 김밥축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의 여행지가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명소와 축제로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을 중심으로 점포의 경계를 허물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에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지난달 명동 일대에서 팝업과 체험형 콘텐츠로 채운 ‘롯데타운 명동’ 행사를 열었다. 이 기간 명동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명동 본점으로 유치하기 위해 성수에서 ‘롯데타운 명동 아트페스타 팝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30세대가 많이 찾는 서울 ‘핫플레이스’에서 진행하는 문화센터 강좌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한남동과 청담동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영화 강연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북토크 등을 진행했다. 직장인 업무시간인 평일 낮 백화점 내부에서 주로 열리던 문화강좌를 주말 낮 시간대에 개설했다. 퇴근 후 평일 저녁에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늘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창경궁, 낙산공원 등을 둘러보는 나이트 역사문화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이 점포 밖으로 나선 것은 과거처럼 단순히 손님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전략으로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은 성수동 골목길, 경주 황리단길, 광안리 해변 등 지역 핫플레이스나 야외 축제 현장을 주로 찾는다. 이들이 가는 곳을 직접 찾아가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공간에 팝업을 열면 자연스럽게 이들을 점포로 유도할 수 있다”며 “잠재 고객을 록인하는 미끼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실적 성장을 이끄는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만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현장 마케팅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방한하는 외국인들은 단체 관광보다는 지역의 인기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개별 자유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올해 1~5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13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더현대서울의 외국인 매출도 129% 늘었다. 백화점 3사 모두 올해 외국인 매출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맹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