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 비수도권 클러스터 조성과 수도권 메가클러스터 전력망 지원 방안을 함께 담았다. 호남 등 비수도권은 새 반도체 거점을 마련하기 쉽도록 지정 요건과 입주기업 지원에서 우대하고, 경기 용인 등 수도권은 송전망 확충과 인허가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초안 단계에서 수도권 지원 배제 우려가 나왔지만 최종안은 비수도권을 키우고 수도권 병목도 푸는 ‘투트랙’ 방식으로 정리됐다.
산업통상부가 25일 입법 예고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정부는 비수도권 클러스터의 지정 문턱을 낮추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기반시설 비용을 대폭 지원한다.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할 때 비수도권을 우대해야 한다.
광주와 전남 등 신규 반도체 벨트 조성에 활용할 지정 근거도 확대했다. 경제자유구역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연구개발특구, 기회발전특구가 아니더라도 산업부 장관이 반도체산업 집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하면 클러스터로 지정할 수 있다.
전력, 용수, 폐수, 도로 등 기반시설 비용은 총사업비의 50% 이상에서 최대 전액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력공급 시설에 ‘전력 공급 지중화’를 명시해 용인 등 수도권 메가클러스터의 전력망 병목 해소에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중화는 송전선로를 땅에 묻는 방식으로 주민 반발은 덜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다. 시행령에 지중화와 비용 지원 근거가 생겨 수도권 메가클러스터의 전력망 구축 비용 부담을 정부 재정으로 일부 덜 수 있게 됐다.
에너지법 전문인 황재훈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용인처럼 당장 전력망 병목을 풀어야 하는 수도권 클러스터와 새로 띄워야 하는 비수도권 클러스터를 함께 염두에 둔 설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은/김채연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