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정부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구상을 두고 정치 논리가 아니라 산업 논리로 입지를 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반도체공장 입지 결정을 '명청(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대전' 전당대회용 총알로 쓰면 안 된다"며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산업"이라고 적었다. 이어 "정치가 아니라 산업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정권은 제2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호남으로 가는 것을 기정사실화한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도 되지 않았는데 포화 상태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동해보지 않은 클러스터가 이미 포화 상태라는 것을 이재명 정권은 어떻게 판단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미래에 예상되는 포화라면, 정부가 먼저 특정 지역을 정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어디가 가장 경쟁력 있는 입지인지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오늘의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은 정부가 공장 위치를 지정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2019년 SK하이닉스의 용인 투자도, 2023년 삼성전자의 용인 투자도 기업의 판단이 먼저였고 정부는 이를 정책적, 제도적으로 지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먼저 입지를 정해서 '여기 가라'고 지시하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명청대전 이전투구 전대용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반도체 투자의 성패는 10년, 20년 뒤에야 판명된다"며 "임기 5년의 정부가 단기 정치 논리로 기업의 투자 입지에 이런 식으로 정치적 사욕을 앞세워 개입하면, 그 비용과 위험은 기업과 국민, 그리고 다음 세대가 부담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균형발전은 중요한 정책목표지만 전략산업의 입지를 정치가 먼저 지정하는 순간, 우리는 균형도 경쟁력도 모두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균형발전은 다른 지역의 1등 산업을 뜯어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이 1등 할 수 있는 산업을 키우는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민주당 명·청대전 전대용 총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필요성을 밝힌 상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현재 추세로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이미 예고돼 있던 설비 건설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호남과 충청 지역 등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논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확정되면 기업들과 부처가 모여 한 번에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클러스터를) 수도권에 더 지으려 해도 땅도, 전력도, 용수도 없다"며 "그렇다고 해외로 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다만 김 실장은 건설 중인 용인 클러스터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2 클러스터를 추가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은 채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새로운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인에 다 지은 뒤에 다음 부지에 짓기 시작하면 너무 늦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