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子 병역비리 의혹 제기자들, 대법원 12년 만에 결론

입력 2026-06-25 07:30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아들 박주신 고려대 교수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의사 양승오 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지난 2014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지 약 12년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오전 10시15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씨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양씨와 함께 기소된 5명도 이날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양씨 등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교수가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기 위해 MRI 사진을 바꿔치기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같은 해 허위 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6년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 교수는 2011년 8월 공군 교육사에 입소했다가 대퇴부 통증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재입영 통지를 받자 같은 해 12월 병역처분변경원을 냈고, 서울지방병무청에서 CT 촬영 등을 거쳐 기존 신체 등급 2급에서 추간판탈출증에 따른 4급으로 병역 처분이 변경됐다.

이를 두고 이듬해 1월부터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박 교수가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척추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하고, 당시 병무청에 제출된 한방병원 MRI와 공개검증 당일 촬영한 MRI가 동일인의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음에도 의혹은 이어졌다.

양씨 등은 공개검증 이후에도 제삼자가 MRI를 촬영했거나 영상이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박 교수 등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2013년 제3자가 박 교수 대신 MRI를 촬영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지난 2016년 1심은 양씨 등의 게시글과 우편물 내용이 단순한 의혹 제기나 해명 요구를 넘어 병역 비리가 있었다고 단정한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1심은 양씨 등 3명에게 벌금 1500만원,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벌금 700만~10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핵심 증인인 박 교수가 외국에 거주해 신체 검증을 받지 않는 등의 이유로 10년 넘게 결론 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2023년 8월 검증 기일을 열고 박 교수의 척추와 흉곽 및 골반, 치아 등 MRI와 엑스레이 촬영을 하기로 했지만, 박 교수가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결국 올해 2월 진행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양씨 등 6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 1명에 대해서만 선거법상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원이 선고됐다.

2심은 허위성 판단 자체는 유지했지만, 양씨 등에게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은 "피고인들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기존 의혹과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간적·물리적으로 가능한 한도에서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병역 비리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와 같이 믿게 된 데에 상당한 이유도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후보자 비방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