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해 텅스텐과 희토류 수출을 대폭 줄이면서 재고가 소진된 일본 기업들이 일본 정부에 중국과의 외교적 해결책 요구에 나섰다. ·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일본에 대한 텅스텐 공급을 거의 전면 중단했다. 지난 달 이트륨, 테르븀, 디스프로슘 등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일본에 대한 선적 물량 역시 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발표한 일본 광물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자동차 공장의 정밀 공구에 사용되는 금속인 텅스텐의 주요 중간재의 대일 수출량이 1월부터 0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제의 핵심 축이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어 이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LED 스크린과 반도체 장비에 사용되는 이트륨의 대일 수출량은 지난해 총 수출량의 1.13% 수준으로 급감했다. 군수품 제조에 필수적인 중희토류를 포함한 희토류 화학물질도 3개월 누적 수출량이 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전기차용 고성능 자석에 필요한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일본 수출도 올들어 전혀 없는 상태이다. 중국은 다카이치총리가 작년 11월 대만에 대한 발언으로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직후인 11월부터 이 희토류의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는 그러나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 수준에서 일본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0년 일본 산업을 위협했던 전면적인 희토류 공급 중단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재고가 소진된 일본 기업들이 대체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주요 텅스텐 구매업체인 스미토모 전기공업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사요시 마쓰모토 회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당연히 중국 정부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이 차단된다면 일본 제조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토류 수급 압박으로 일본 기업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 시진핑 주석 과의 대화를 서둘지 않고 있다. 두 정상은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와의 만남을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 일본 대사는 올들어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양국 간의 외교적 접촉은 올해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으며 다양한 차원에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2030년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60% 이하로 줄이겠다는 G7(주요 7개국) 서약에 동참했다. 이를 위한 재활용 정책, 최저 가격제, 무역 제재 등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일본이 의존도를 줄이는 기간 동안에 발생할 공급 부족 문제를 메울수 있느냐는 또다른 문제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이 일본 기업의 공급망에 부담을 가하는 가운데, 중국은 5월에 금지 품목 밀수 혐의로 일본인 두 명을 억류했다.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는 전면적인 것은 아니며 텅스텐과 이트륨의 중간재 수출 통제에 집중돼있다. 경희토류는 여전히 평소 물량대로 일본에 공급되고 있다.
일본의 주요 텅스텐 가공업체인 스미토모 전기와 미쓰비시 머티리얼즈는 중국의 조치 이후 공장 원료로 폐텅스텐 사용을 늘리고 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즈는 현재 재활용 소재 사용률을 약 70%까지 늘렸고 2030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미토모 전기의 마쓰모토는 “우리는 재활용 기술을 개선해 왔다.”면서 “현재 전 세계에 두 곳의 재활용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아이폰, 전기차부터 전투기,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필수적인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의 전 세계 생산량 중 약 60%를 차지한다. IEA는 중국의 이러한 지배력이 중간 및 최종 가공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정제 공정의 90% 이상, 영구자석 생산량의 거의 9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