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320억, 피해보상 제대로 이뤄질까

입력 2026-06-24 18:24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조희팔 사건’의 두 번째 공탁금 배당이 시작됐다. 첫 번째 배당이 실시된 지 9년 만이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4일 전국피해자채권단 등 2만2156명의 채권자를 대상으로 조희팔 사건 관련 공탁금 320억원의 배당 절차를 진행했다. 공탁금 배당이란 법원이 채권자의 권리순서와 채권액 등에 따라 공탁금을 나눠주는 절차를 뜻한다. 조희팔 사건 범죄수익 중 법원에 공탁된 금액은 710억원이다. 320억원 규모 사건 2건, 50억원과 20억원 규모 사건 각 1건 등 4건의 배당사건으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채권자는 7만4806명(중복 포함)이다.

조희팔 사건 관련 공탁금 배당은 2017년 12월 처음 이뤄졌다. 채권자 1만7744명을 대상으로 한 320억원 규모 배당이었다. 그러나 일부 채권자가 채권자 자격과 배당금 산정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배당 이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절차가 장기간 중단됐다. 다른 배당 사건도 줄줄이 멈췄다. 지난해 10월 관련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후속 절차가 재개됐다. 첫 번째 배당은 지급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20억원 중 20억원 정도의 공탁금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공탁금 규모가 각각 20억원, 50억원인 나머지 두 사건의 배당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법원은 배당기일이 확정되면 개별 채권자가 아니라 대표자 격인 ‘선정 당사자’에게 연락을 취한다. 피해자는 2만 명이 넘지만 선정 당사자는 1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당사자들과 개별 피해자의 연락이 끊긴 경우가 다반사라 ‘깜깜이 배당’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원은 피해자들의 주소와 인적사항 변경 가능성을 고려해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한 사실조회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도 배당 이의 소송에 제기되면 배당 절차가 또다시 무기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대구와 인천 등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투자사업을 내세워 약 5조원의 자금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 유사수신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조희팔은 2011년 중국 산둥성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