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다시 좌절됐다. 어제 공개된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외환시장 개방, 공매도 제도 정비 등의 노력을 해온 정부와 금융당국으로서는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증시는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신흥국으로 분류돼 있다. 2008년 처음으로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번번이 승격에 실패했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조차 제외됐다. 정부는 8대 분야 39개 과제를 설정해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제 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 선진국 요건을 충족했지만, 시장 접근성에서 미흡하다는 것이다.
MSCI의 처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제도적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진단도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 것은 외환시장 접근성 부족이다. 정부가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새벽까지 연장했지만 역외 시장에서 원화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고, 야간 유동성도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공매도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혔다.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재개하는 과정에서 새로 도입한 시장감시 체계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운영상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효성과 지속성, 투자자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과 대외 신인도 상승이 기대되던 선진국지수 도전이 1년 미뤄진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명심해야 할 것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외환·자본시장 선진화의 결과라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한 여러 제도 개선은 한국 증시가 재도약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선진국 수준의 외환시장 개방을 검토하고 비효율적인 규제를 걷어내는 시장친화적 개혁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외환시장 개방 과정에서 투기 세력의 시장 교란을 막고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