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특별시 출범 이후 광주 지역 5개 자치구를 별도 관리하는 '광주행정청(가칭)' 신설 구상을 내놓자 자치구 단체장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광주행정청은 전남광주 통합 이전 광주광역시가 맡아온 광역 사무를 이어받아 자치구를 따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민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민 당선인과 인수위는 통합 이후 옛 광주시의 도시계획, 교통, 환경 등 광역 사무를 승계한 광주행정청 조직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민 당선인과 인수위는 광주는 하나의 도시권인데 5개 구로 나뉘어 통합 이후 광역 조정 기능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지원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 5개 자치구를 하나로 묶은 광주시라는 조직이 없어지지만, 광주권 기능은 사라질 수 없으니 이를 별도 조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광주 자치구청장들은 "자치구 위에 또 다른 행정 주체를 얹는 옥상옥(屋上屋)"이라며 "통합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구청장들은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조정교부금 개선, 재정 독립 강화 등 자치권 강화를 요구해왔는데, 광주행정청이 생기면 권한이 다시 행정청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남의 22개 시군은 자치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광주 자치구는 통합 이후에도 광주행정청의 관리를 받게 되면 다시 자치권이 제약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광주시가 수행하던 광역 사무 권한을 행정청이 그대로 승계하면 자치구의 현안인 시 승격이나 직접 교부세 교부 논의 등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한 자치구청장은 "하나의 조직(전남광주특별시) 안에서 (광역 사무를) 하면 되는데 중간 조직처럼 행정청을 두겠다는 것은 통합의 원칙이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정청 신설 논의와 맞물리면서 출범 이후 통합특별시와 자치구 간 권한·재정 배분 갈등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행정청 신설이 추진되면 행정청의 법적 지위, 예산 편성권 보유 여부, 인사권 범위, 자치구 협의 의무화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 당선인은 "행정청의 목적은 자치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시의 기존 5개 권역이 안고 있는 특수한 광역행정 수요를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며 "시도 산하 공공기관인 자유경제구역청과 같이 통합시 안에 두는 하나의 기구일 뿐, 자치구와 통합시 사이에 새롭게 마련하려는 별도의 '층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