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 대표 꼭 필요한가…원내 중심 정당으로 가야"

입력 2026-06-24 17:33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강경 투쟁보다 선거 승리와 실용 노선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서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승리 배경과 보수 가치 회복 방향을 강연했다. 그는 의원들과의 문답에서 "보통 때는 잘 싸우는 사람이 속 시원하고 예쁘고 고맙다"며 "저 사람이 우리의 리더다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거에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우리가 야당으로서 여당에 시달리고, 가슴 속에 멍울이 생기고 한이 맺혀 있지만 국민들께 싸움에 능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이들을 보기에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짚었다.

당 운영 방향을 두고는 "대한민국이 과잉 정치화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굳이 당 대표가 필요한가, 원내대표면 충분히 당이 운영되는데 모든 사회 현상에 다 당 대표가 관여하면서 정쟁이 일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중앙당 제도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원내 중심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래야 불필요한 갈등이 최소화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론을 폈다. 오 시장은 "뭐든지 서둘러서 되는 일은 없다"며 "불필요하게 서두르다가 부작용만 많이 생기는 변화와 혁신은 우리 당 전체 구성원들이 바라는 변화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피를 흘려가면서 할 이유는 없다"며 "이 문제만큼은 원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내에 계신 의원님들의 총의가 바닥부터 꿈틀꿈틀 형성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대해선 "계속해서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정권 견제용 플랫폼을 하나 정도는 남겨달라는 간곡한 호소였다"며 "한겨울에 빨간 홍시 하나 정도는 남겨달라, 그게 보수가 사그라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작지만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고 해석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장동혁 대표가 주장하는 재선거론과 거리를 뒀다. 오 시장은 "진심으로 재선거를 바라는 것인가, 문제 제기를 세게 하는 것인가로 분류하면 저는 후자 쪽이라고 봤다"며 "시장으로서 제 위치에 걸맞은 절제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선거 결과가 저한테 유리하게 나오기 전에도 개표 중지만 얘기했지, 재선거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일관성 있는 절제된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안도하고 지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