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수를 안주면 감방에 보내겠다”며 의뢰인을 협박한 변호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공갈미수죄로 기소된 A 변호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변호사가 의뢰인한테 한 협박성 발언은 정당한 채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취지다.
A 변호사는 2019년 약 1억3000만원의 성공보수를 받기 위해 의뢰인 B씨한테 15차례에 걸쳐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개망신 당하고 감방가도록 해드리겠습니다”, “C회장은 재작년 제 성공보수를 떼먹으려다 징역 1년 살게해줬으니 기다려보시지요” 등 내용의 문자를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B씨는 2016년 A 변호사와 사건 위임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A 변호사의 업무수행에 불만을 품은 B씨는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다. A 변호사는 B씨가 성공보수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재산상 이득을 취하려 했다”며 A 변호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변호사는) 자신의 직업·지위 등에 기해 피해자를 감옥에 갈 수 있게 할 수 있다며 위세를 과시했다”며 “이는 피해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 변호사는 행정고시 합격자 출신으로 법률 지식이 많은 B씨가 자신의 문자메시지로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피해자가 학력이나 법률지식이 있다고 하여 외포심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A 변호사에게 2695만원의 성공보수금 채권이 존재한다는 민사판결이 확정된 점, B씨와 합의한 점 등을 감안해 A 변호사의 형량을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갈죄의 고의, 불법영득의사, 공갈죄에서의 협박, 위법성조각사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