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VLCC등 호르무즈 통과 선박 증가…정상화 조짐

입력 2026-06-23 19:37
수정 2026-06-2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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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향하는 초대형유조선을 포함, 23알(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증가했다. 미국과 이란간 긴장 완화로 선주와 무역업자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 통신이 선박 운항 추적 신호를 토대로 분석한데 따르면, 이 날 7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중에는 이란 국적이 아닌 한국 국적의 유조선 등 만재된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이 포함돼있다. 또 다른 석유제품 운반선 3척도 해협을 빠져나가고 있고 이란 국적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도 반대편에서 접근하고 있다.

해협을 통과 중인 선박 중 VLCC인 유니버설 글로리호는 이 날 오전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GS칼텍스가 용선하고 한국 해운회사 HMM이 소유한 이 배는 해협 중앙 부근 항로를 따라 한국을 목적지로 운항하고 있다.

그 뒤로는 두 척의 유조선이 따라가고 있고, 노르웨이 선적의 선박 한 척과 또 다른 VLCC 한 척은 오만 해안선을 따라 항해중이다. 하루 전에는 이란산 원유를 실은 VLCC 세 척이 공개적으로 항로를 통과했다.

반대 방향으로는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인 사락호와 소바르호가 입항 중이다. 두 유조선은 파키스탄 인근 해역을 출발했다.

로이터가 보르텍사와 케이플러 데이터를 인용한데 따르면, 카타르 에너지가 관리하는 벨러스트 유조선 7척도 6월 11일에서 22일 사이에 서쪽으로 이동해 원유를 재적재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선박들이 자동식별시스템(AIS)를 끄지 않고 켜놓은 상태로 위치를 송신하며 운행한 것도 이전과 구분되는 변화이다.

해양정보분석 업체 케이플러의 수석 원유 분석가 우유 쉬는 "이는 이란이 선박을 표적으로 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주들이 안전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음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일반적으로 보험사, 금융기관 등 거래 지원과 관련해 항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 식별 시스템(AIS)을 사용해 위치를 송신하고 있다. 특히 주요 보험사들은 보험 적용을 위해 트랜스폰더를 항상 켜둘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쟁 기간중에는 대부분의 선박이 AIS를 끈 채로 해협 주변을 통행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선박들이 AIS로 해협 통과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늘었으나 일부 선박들은 여전히 일부 구간에서 트랜스폰더를 끄고 있다.

유니버설 글로리호가 해협을 통과하기 몇 시간 전, 대만으로 향하던 VLCC 한 척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원유를 싣고 해협에 진입했지만 이후 트랜스폰더를 껐다. 몇 시간 후, 그 배는 오만만에서 다시 나타났다.

케이플러는 "기뢰 제거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박들이 이란 항로와 불법 항로를 이용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의 잠정 합의에 따른 항로 재개방으로 석유 등 원자재 시장과 해운 시장, 금융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이란이 약 3천만 배럴의 석유 등 며칠 사이 많은 원유를 실어 날랐고 천연가스(LNG) 운반선도 입항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 날 브렌트유 선물은 0.8% 하락하며 3개월만에 배럴당 77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전쟁 이전 가격인 73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전쟁으로 인한 상승분이 대부분 상쇄되었음을 뜻한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은 0.7% 하락한 배럴당 73.35달러, 중동 무르반 원유는 0.9% 내린 70.16달러에서 거래됐다.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활동은 거의 정체 상태였다. 전쟁 이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에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관련 선박은 물론 비료 등 벌크 제품, 컨테이너, 가축 등 기타 화물을 운반하는 선박 등 하루 약 135척의 선박이 이 수로를 통과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