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차 태아를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시킨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과 집도의에게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6년과 4년이 구형됐다.
23일 서울고법 형사5부(김용석 부장판사)는 병원장 윤모씨의 살인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윤모씨와 함께 기소된 집도의 심모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산모 권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형했다. 이들의 항소심은 구형량은 1심 선고형과 같다.
윤씨의 변호인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임신중절은 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복합적으로 누적된 결과"라면서 "이 사건은 일반적인 살인 사건과 달리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장 윤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제 탓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한 생명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 남은 생을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속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산모 권씨 역시 "잘못된 선택으로 떠난 아이에게 미안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들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23일 열린다.
이 사건은 권씨가 유튜브에 올린 낙태 경험담 영상을 두고 살인 논란이 불거지자 보건복지부가 2024년 7월 경찰에 진정서를 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앞서 윤씨와 심씨는 2024년 6월 임신 34∼36주 차인 권씨의 제왕절개 수술을 해 태아를 출산하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태아를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병원이 경영난을 겪자 임신중절수술로 돈을 벌기 위해 브로커들로부터 알선받아 임신중절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2년간 총 527명의 환자를 소개받은 윤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수술비 14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