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만 나온 선관위 국정조사…"기억 안난다" 발뺌한 노태악

입력 2026-06-23 18:04
수정 2026-06-24 01:14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국회 국정조사가 본격 개시된 23일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여야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선관위가 용지 부족을 당일 오전에 예측하고도 왜 ‘골든타임’을 놓쳤는지, 용지는 왜 충분히 인쇄하지 않았는지가 핵심 주제에 올랐다. 선관위 측은 “아래에서 보고가 늦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변해 국조위원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선관위 기관 보고는 시작부터 잡음이 일었다. 오전까지 핵심 관계자인 중앙·서울시·송파구선관위 전현직 위원 19명 중 16명이 불출석하면서다. 국조위원 항의가 쏟아지자 불출석 중앙선관위 위원 7명 중 5명과 오민석 전 서울시선관위원장(서울중앙지방법원장), 민소영 전 송파구선관위원장(서울동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이 오후 들어 나타났다.

여야 위원들은 사태 원인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송파구선관위가 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한 최초 시각부터 사태 발발까지 약 5시간 동안의 선관위 대응을 질의했다. 이에 “상급 위원회에 알렸으나 이렇게까지 (용지가) 부족할 줄 몰랐다”(송파구선관위), “오후 4시46분까지는 긴급성을 몰랐다”(서울시선관위), “중앙에 제때 보고되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중앙선관위)는 회피성 답변이 이어졌다.

선관위는 용지 인쇄 하한 기준을 50%로 낮춘 과정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은 “사무총장 전결로 짧은 내용이나마 보고는 (나에게) 했을 것”이라며 “사실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위 직무대행은 정치권 일각의 재선거 요구에 대해 “정말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과도한 표현이었다”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특위는 앞으로 현장조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원인 규명과 선관위 구조 개혁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선관위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위 안팎에선 선관위가 국회 산하 기구나 대통령 직속인 감사원의 감찰 등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감사원을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만드는 등 복잡한 개헌 과정이 요구될 수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중앙선관위원 9명의 전면 상임화, 위원장의 겸직 철폐, 외부 감사위원 역할 확대 등의 조치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시은/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