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3년 만에 방문한 곳이…'15조 잭팟' 기대감 폭발

입력 2026-06-23 17:43
수정 2026-06-24 01:0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생산 거점인 충남 천안사업장을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한 HBM4(6세대)는 약 130일 만에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핵심 생산시설을 챙긴 것은 차세대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굳히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HBM4 매출 10억달러 돌파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천안사업장 C1·C2 라인을 방문해 사업장 운영 현황과 생산 계획, 기술 개발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어 직접 방진복을 착용하고 HBM 패키지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을 면밀히 살폈다. 이 회장의 천안사업장 방문은 2023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천안사업장은 삼성전자 HBM 첨단 패키징(후공정)을 담당하는 핵심 기지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역량의 중심 축이다.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은 글로벌 AI 시장 성장에 따른 HBM 수요 급증에 발맞춰 생산 경쟁력과 공급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향후 예정된 호남 지역 내 반도체 시설 투자를 앞두고 핵심 생산 라인을 미리 살펴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HBM4 샘플을 출하한 데 이어 지난달 7세대인 HBM4E 12단 샘플 공급에 성공하며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4는 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업계 최초다. 이달 말엔 1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공급 물량을 늘려 올해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규 메모리 제품이 양산 첫해에 이 같은 매출 규모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성장세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주문형반도체(ASIC) 수요 급증이 견인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9750억달러로,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자체 AI 칩을 쓰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HBM 고객 기반이 다변화하면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계부터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모두 아우르는 삼성전자만의 원스톱 턴키(일괄 공급)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UFS 5.0’도 개발 성공삼성전자는 이날 모바일 AI 생태계를 겨냥한 차세대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맞춰 업계 최고 성능을 갖춘 ‘UFS 5.0’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첨단 9세대 V낸드를 기반으로 한 UFS 5.0은 데이터 읽기 속도를 기존 제품(UFS 4.1)보다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4K나 8K 고화질 영화 한 편을 수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동시에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여주는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전력 효율을 40% 이상 개선했다.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이면서도 배터리 소모는 최소화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크게 늘린 것이 특징이다. 칩 크기 역시 전작보다 16.7% 줄여 모바일 기기 설계의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부터 UFS 5.0 양산에 들어간다. 앞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비롯해 확장현실(XR) 헤드셋, AI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낸드 시장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