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반복하고 수당을 차별 지급하는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지방정부 비정규직 노동조건 준수 기획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계약 실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 비중이 높거나 쪼개기 계약 의심 사례가 있는 지방정부 30곳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30개 지방정부 모두에서 단기·반복 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 관행이 확인됐다. 27개 기관에서는 계약 기간이 1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기간제 노동자가 211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계약 기간을 1년에서 하루 모자란 364일로 설정한 사례만 1833명으로 집계됐다. 퇴직금 등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11개월 15일 일한 사람에게 퇴직금을 안 주려고 계약을 끊는 것은 정부가 부도덕한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편법 고용 실태를 강하게 질타하고 개선을 지시했다.
비정규직 채용 남용을 막기 위해 2018년 도입한 ‘채용 사전심사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개 기관은 아예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고, 3개 기관은 제도를 도입한 뒤에도 사전심사를 거치지 않고 기간제 근로자 240명을 채용했다.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지방 정부는 30곳 중 28곳이었다. 총 113건의 위반 사항이 드러났다. 형식적인 단기계약을 반복해 사실상 1년 이상 연속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동일·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에게 직무·가족수당을 주지 않는 차별적 처우, 성희롱 예방 교육 미실시 등이 대거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적발된 위법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지시를 내렸고 불응하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