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주문하면서 인상률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한국경제인협회 여론 조사 결과 자영업자의 절반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사용자위원은 동결, 노동자 위원은 1만2000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주 40시간 근무, 월 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15만6880원이다.
일부 사용자위원은 악화한 경기 상황을 들어 ‘삭감’ 의견까지 냈지만 최종적으로 동결로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노동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1만320원)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자들 절반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경협이 여론조사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내년 최저임금 적정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44.6%가 ‘동결’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20.6%는 ‘1~3% 미만 인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인하(13.0%)’, ‘3~6% 미만 인상(12.6%)’ 등의 답변 비율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56.6%) 분야에서 동결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제조업(44.4%)와 교육·서비스업(44.1%)에서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의 비중이 높았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오르면 판매가격을 인상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자영업자 37.6%가 현재 수준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86.0%)은 현재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지속으로 자영업자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29일까지다. 최종 시한을 넘겨도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며,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강해령/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