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 상원이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한 법안을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22일(현지시간) ‘21세기 주거로 가는 길’ 법안을 찬성 85명 대 반대 5명으로 가결했다. 하원은 이번 주 중 같은 내용의 통과시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마치면 법안은 발효된다.
팀 스콧(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의원 등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이 법안은 지금까지 상·하원의 여러 의원들이 발의한 주택 공급과 주거비 절감을 위한 여러 방안을 통합 정리한 것이다. 주택건설 프로젝트를 촉진하기 위해서 환경영향 평가를 면제해 주고, 노후 주택의 개·보수를 지원하는 등의 45가지 이상의 조항을 담고 있는 종합 패키지다. 워런 의원은 “지난 30년 동안 통과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큰 주택 관련 법안”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내 주택 부족 및 주거비 급등 문제는 이미 상당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각종 규제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가 신규주택 건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주택 수는 추정방식에 따라 약 150만~730만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인 것도 수요자들을 옥죄는 요인이다.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6.47%로 지난 3월(6.11%)보다 크게 올랐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40세다. 법안은 젊은 층이 좀 더 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소액 주택담보대출의 요건을 완화하고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늘리는 내용 등을 포함했다.
앞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택을 대규모로 사들여 임대료를 올리는 것을 억제하는 강력한 조항을 추가하려 했으나 하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종 법안은 350채 이상의 단독주택을 가진 기업이 추가로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절충됐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트럼프 정부 들어 이 정도로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를 받은 법안은 펜타닐 법안과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에 이어 이번이 3번째라고 설명했다. 더힐은 “올해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주거비 문제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