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가까이 급락해 '8천피'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검은 화요일'이 현실화했다. '주식 미실현 이익 과세'와 '국민연금 수급 우려' 등 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마감했다. 지수 하락폭은 역대 최대였고, 하락률은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월4일(-12.06%) 이후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9175.45까지 올랐다가 이내 하락 전환했다. 장중 8500~8700선에서 움직이다가 오후 들어 급락했다. 오후 2시 33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돼 20분 간 매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7.94% 내린 891.52로 장을 마감하며 900선이 무너졌다.
전날 '대장주'에 올랐던 SK하이닉스가 12.47%, 삼성전자는 12.31% 급락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모두 20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86억원어치 '투매'했다. SK하이닉스를 2조6246억원어치, 삼성전자를 6935억원어치 던졌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났다. 개인투자자가 역대 최대인 11조5111억원 순매수를 통해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주식 투자 등으로 발생한 미실현 이익을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해야한다'는 내용의 토론회가 열리고,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목표 비중을 초과해 기계적 매도가 나올 것이란 우려도 코스피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증가율 전망이 높아지면서 이익이 전망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7900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강진규/조아라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