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더 오르나…인도 설탕 수출 중단 장기화 우려

입력 2026-06-23 15:16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향후 수년간 설탕 수출을 재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엘니뇨 영향으로 사탕수수 생산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에탄올 혼합 차량 연료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국내 수급을 우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22일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의 설탕 수출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글로벌 농산물·원자재 무역업체 메이어 커모디티즈 인디아의 라닐 샤이크 대표는 몬순 강우량이 예보대로 적을 경우 사탕수수 재배가 어려워져 인도가 앞으로 최소 3년간 설탕을 수출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인도 몬순은 엘니뇨 영향으로 11년 만에 가장 적은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6월 시작해 3개월가량 이어지는 우기에 비가 부족하면 설탕과 에탄올의 원료인 사탕수수 수확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달 인도 강우량은 평년보다 40% 이상 적은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농민들은 사탕수수 파종을 미루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는 2022∼2023 회계연도(2022년 4월 개시) 이전 5개 사탕수수 시즌 동안 평균 680만t의 설탕을 수출해 전 세계 수출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올해 설탕 80만t을 수출한 뒤 이번 시즌 종료일인 9월 30일까지 추가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 설탕 수출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며, 당국은 통상 시즌 단위로 수출 허용 여부를 정한다.

수급 전망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이번 사탕수수 시즌 설탕 생산량을 당초 3095만t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연간 소비량 2850만t보다 적은 2790만t으로 낮췄다. 샤이크 대표는 다음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1일께 설탕 재고가 약 350만t까지 줄어 3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탄올 정책도 설탕 수출 여력을 줄이는 요인이다. 인도 정부는 수입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하고 이를 차량 연료에 혼합하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탄올 수요가 현재 120억∼130억L 수준에서 2039∼40 회계연도에는 약 300억L로 두 배 이상 늘 수 있다고 본다.

자동차 업계도 에탄올 혼합 연료 차량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는 최근 인도 최초의 에탄올 혼합 연료 승용차를 내놨다. 에탄올 수요가 확대될수록 사탕수수의 설탕 생산 투입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설탕 수출 1위인 브라질과 3위 태국도 엘니뇨 영향으로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 주요 수출국의 공급 여력이 동시에 약해질 경우 글로벌 설탕 가격 상승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인도는 2015년 엘니뇨 가뭄 이후 사탕수수 생산이 줄면서 2016∼2017년과 2017∼2018 회계연도에 설탕을 수입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