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에 대한 항소율이 일반재판보다 10%포인트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보다 검사 측에서 국민참여재판 결과에 더욱 불복하는 경향이 있었다. 국민참여재판이란 형사재판에서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유무죄 판단과 양형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로, 배심원단 의견은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23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8년부터 작년까지 총 3189건(1심 기준)의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됐다. 지난해엔 109건의 국민참여재판이 이뤄졌다. 2024년(91건) 대비 18건 늘어난 수치로, 2019년(175건)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됐던 2013년(345건)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범죄유형별 국민참여재판 진행 현황을 살펴보면 살인(569건), 성범죄(506건), 강도(357건), 상해(135건) 등 순서로 많았다. 기타 범죄는 총 1622건이었다.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평균 54.7%였다. 범죄별 실형률을 살펴보면 살인(81.7%), 강도(65.0%), 상해(63%) 등 순이었다. 성범죄의 실형률(46.6%)은 50% 미만이었다.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은 13.8%에 달했다. 지난 18년간 총 3189건 중 439건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법원 형사합의사건 1심 무죄율(5.47%)의 2.5배 수준이다. 이는 국민참여재판을 둘러싼 ‘여론재판’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 시민은 법관과 달리 범죄자에 적대적인 판단을 내놓을 것이란 인식과 상반된 결과다.
평균 항소율은 77.1%로 집계됐다. 1심 지방법원 본원 형사합의사건의 항소율(64.1%)보다 13%포인트 높다. 국민참여재판에서 피고인 항소율(47.7%)은 일반재판(53.6%)보다 낮은데, 검사의 항소율(54.2%)은 일반재판(30.8%)을 크게 웃돌았다. 법원행정처 측은 “높은 무죄율, 국민참여재판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공소장 변경 필요성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의 91%는 1회 공판기일에 판결까지 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이상 걸린 비율은 9%에 그쳤다. 배심원단의 평결과 양형토의에 소요된 시간은 평균 1시간 44분이었다. 앞서 ‘연어 술파티 위증’ 의혹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은 역대 최장인 10일간 진행됐는데, 이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다.
배심원단의 평결과 법관의 판결이 일치하는 비율은 93.9%에 달했다. 유·무죄 판단이 갈린 196건 중 대부분은 배심원이 무죄 평결을 했지만 재판부가 유죄로 판결한 사안이었다. 또한 전체 사건의 90%에서 배심원 양형의견이 재판부 선고 형량과 근접(양형의견과 선고형량의 차이가 징역 1년 이내인 경우 등)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