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부터 M&A까지…금융사에 ‘C레벨’ 아웃소싱하는 中企

입력 2026-06-23 14:08
수정 2026-06-23 14:54
이 기사는 06월 23일 14: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사 A사는 비핵심 자회사 매각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찾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종합 진단 끝에 상속 재원 마련과 주주가치 제고, 신사업 투자, 자사주 소각까지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는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협업해 A사의 해외 법인 설립 및 인수합병(M&A) 딜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매각 검토로 시작한 자문이 승계, 자금조달, 신사업,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통합 자문으로 확대된 사례다.

금융회사가 중소·중견기업의 자본정책과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기능을 금융사에 아웃소싱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승계 해결사로 떠오른 금융사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법 개정과 기업 밸류업(주주가치 제고) 정책 등이 맞물리며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1970~80년대 창업한 기업은 세대 교체 국면에도 직면했다. 인수합병(M&A) 자문사인 브릿지코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CEO의 33.3%가 60세 이상으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전략실 같은 조직이 없는 곳이 허다하다. 금융회사가 이 같은 중견·중소기업 수요를 파고들며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는 금융사의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관련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5월 PWM부문 패밀리오피스센터 산하 웰스솔루션(WS)팀을 신설했다. PWM부문을 이끄는 김화중 대표가 기업 오너들의 복합 경영 자문 수요를 일찍이 인식하며 조직 개편을 주도했다.

WS팀은 개별 지점의 WM 기능과 본사 IB를 잇는 것이 특징이다. 지점에서 중소기업 오너 고객의 M&A, 자금 조달 수요를 파악하면 WS팀이 IB와 외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을 연결한다. 오너 일가 고객의 ‘외부 CFO·CSO’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에 가깝다는 평가다.

상장사 B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지점 프라이빗뱅커(PB)가 오너의 자산 관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을 감지했다. WS팀은 사업 분할 전략을 제시하며 고객과 IB 부문을 연결했다. 지점 네트워크가 딜 발굴 채널로 작동하고 WS팀이 WM과 IB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복합 경영 컨설팅까지전문적인 경영 진단과 함께 복합적인 컨설팅이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40년된 중소 상장기업을 물려받은 2세 대표 김모씨는 지주사 전환을 고민하던 중 미래에셋증권 지점에 도움을 요청했다. WS팀은 3차 상법 개정에 따른 환경 변화를 감안해 지주사 구조 개편과 다른 복합 전략을 제안했다. 보유 자사주는 교환사채(EB) 발행보다 소각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경영권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방안은 법무법인과 협업해 진행했다.

최유수 미래에셋증권 WS팀장은 “승계·지배구조 외에 주식 보상, 퇴직연금, 법인 자금 운용, 상장 유지 전략 등 고객의 경영 전반의 이슈를 함께 풀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통합 모델은 글로벌 금융업계의 핵심 트렌드다. 모건스탠리와 씨티, 도이치뱅크,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원뱅크’ 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WM과 IB를 연결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