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日 여행에 푹 빠진 한국인들…역대급 기록 세웠다

입력 2026-06-23 10:20
수정 2026-06-23 12:42

지난해 한국과 일본 간 관광 소비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대일 여행수지 적자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약세(엔저) 지속과 항공편 정상화가 맞물려 일본을 찾은 내국인 출국자 수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본 여행수지 적자는 57억540만 달러로 통계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일 여행수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3억6870만 달러)과 2021년(1억2990만 달러)에는 이동 제한 영향으로 일시적인 흑자를 냈으나, 해외여행이 재개된 2022년 5억757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서며 돌아섰다.

이후 2023년(-40억6670만 달러), 2024년(-49억1260만 달러)으로 적자 폭이 매년 가파르게 확대되다 지난해 처음으로 57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 관련 여행수입은 27억3730만 달러에 머문 반면, 여행지급은 84억427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22일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환율 주간거래 종가(1537.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지출한 여행수입은 약 4조2000억 원인 데 비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지출한 여행지급은 약 13조 원에 육박한다.

한국인이 일본 여행에서 13조 원을 소비할 때 일본인이 한국에서 소비한 금액은 4조 원 안팎에 그친 셈이다.

일본 여행지급액은 2021년 7억3110만 달러에서 2022년 19억5540만 달러, 2023년 60억8700만 달러, 2024년 72억771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수지 적자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큰 규모였다.

지난해 국가별 여행수지를 보면 미국이 47억135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동남아(-20억5230만 달러), EU(-9억1190만 달러), 중동(-2310만 달러) 등도 일제히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중국 여행수지는 37억6980만 달러의 견조한 흑자를 나타냈으며, 중남미 역시 255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을 방문한 출국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도 함께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가치 하락과 항공 노선 복원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치며 일본 여행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946만 명으로 전년(881만8000명) 대비 7.3%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558만5000명)과 비교하면 69.4% 급증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322만4000명) 대비 13.3% 늘어난 365만3000명에 그쳐 양국 간 오가는 관광객 격차가 2.6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