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금융사의 해외 비상장주식·공모주 투자 명목의 자금 편취 사기 범죄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울렸다.
금감원은 23일 "최근 투자자문사 또는 자산운용사 등이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나, 국내 공모주 청약 대행 목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뒤 편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A자문사는 글로벌 투자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투자금을 모집했다. 이때 A자문사는 제도권 금융사임을 내세웠다. 자문사가 투자자로부터 금전 등을 예탁받는 행위는 불법임에도 회사 명의 계좌로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홈페이지 등에서는 실제 투자 계약 내용을 열람할 수 없고 관련 계약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회사와 고객 간 계약서 양식만 조회 가능하고 실제 계약 내용을 볼 수 없었다. 계약서뿐 아니라 실제 투자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다. 모바일 앱 등 투자 현황 화면이 공란이거나 회사가 임의로 작성한 계약 내용(투자 원금·해외 비상장사 로고 등)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게 전부였다.
공모주 청약 대행 사기 범죄도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B운용사와 C자문사는 기관 명의의 공모주 청약 대행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금을 유치한 뒤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투자자라도 타인의 자금으로 청약에 참여할 수 없으나, 이들은 회사 명의로 참여 후 배정 물량 매도 수익을 50%씩 배분한다는 내용의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하고 회사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받았다.
최초 1회는 수익금을 정산해 신뢰를 얻은 이후 허위로 작성한 '공모주 배정표' 및 '수익금 정산 내역'을 제시하며 재투자를 유도했다. 이후 배정된 공모주가 확인되지 않거나 수익금이 입금되지 않아 투자자가 투자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연락을 받지 않거나 반환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사라도 집합투자업이나 투자중개업 인가 없는 이러한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일임 자산을 자신의 명의가 아닌 회사 명의 계좌로의 송금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사 모바일 앱 등 전자적 수단을 통해 금융 계약을 체결할 경우 계약서를 반드시 요청하고 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증시 호황기에 편승해 투자자를 현혹함으로써 투자금을 편취하려는 금융사의 불법 행위 소지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 징후가 높은 자문사·운용사에 대해 하반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각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일벌백계함으로써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