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비가 지난 2022년 1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올해 1월보다 13.58% 뛰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흔들려서다. 공사비 부담이 커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 잠정치는 136.88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1.75p(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 상승 폭은 0.58p였다. 한 달 만에 오름 폭이 3배가량 커졌다. 4월 상승 폭은 2022년 1월 2.04p 이후 가장 컸다. 4년3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공사비를 밀어 올린 배경으로는 중동전쟁이 지목된다. 건설 자재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을 기반으로 한다. 국제유가 변동이 자재값 상승으로 번지는 구조다.
가격이 오른 품목도 석유화학 원료를 쓰는 자재에 집중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공사비지수 상승에 영향을 준 주요 품목은 아스콘·아스팔트, 건축용 플라스틱, 레미콘 등이었다. 아스콘·아스팔트는 전월보다 28.83% 올랐다. 건축용 플라스틱은 4.73% 상승했다. 레미콘도 4.08% 뛰었다.
자재값 상승은 수급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가운데 자재수급지수는 63.4였다. 전년 동월보다 29.1p 하락했다.
민간아파트 분양가도 이미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수도권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656만7300원이다. 올해 1월 수도권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219만4800원이었다. 중동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13.5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가 상승률은 2.29%였다. 올해 상승률은 지난해의 6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오름폭이 더 커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비용도 커졌다. 인건비 부담도 함께 높아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별 자재 재고량이 소진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건설업계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자재 수급 불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 분양가는 지금이 제일 싸다'라는 인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