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공지능(AI)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업스테이지가 ‘업스테이지 컴퍼니’를 출범시켰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앞세운 업스테이지에 최근 인수한 포털 다음을 소비자 대상 AI 포털로 보태고, 계열사인 타임리가 기업용 업무 에이전트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AI 모델 회사에서 검색·콘텐츠·업무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토종 AI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 LLM·에이전트·AI포털 동시 공략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동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다음 운영사 AXZ와 AI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 타임리를 묶어 ‘업스테이지 컴퍼니’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업스테이지 컴퍼니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을 지닌 개념적인 선언으로, 실제 회사는 아니다. 김 대표는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3개 기업이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B2B시장에선 타임리가 전면에 선다. 타임리는 기업 조직 안에서 개인이 만든 챗봇, 템플릿, 에이전트를 전사가 공유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현재 타임리는 서울시청,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600개 이상 회사에서 활용되고 있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는 “별도 코딩 없이 클릭 한 번으로 업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누구나 자신만의 업무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음의 운영사인 AXZ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공략과 함께 데이터 수집의 관문 역할을 맡는다. 다음이 1990년부터 36년간 축적한 뉴스, 검색, 카페, 사전, 금융 등 버티컬 정보에 업스테이지의 자체 AI 모델을 결합해 기존 포털을 ‘에이전트 다음’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건수 AXZ 대표는 “지난 30년간 키워드 검색 시대를 지나 이제 예약, 구매, 결제까지 자동화하는 액션 에이전트 시대가 될 것”이라며 “다음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상장 위한 수익 다각화 전략업스테이지는 사업의 기반이 될 자체 AI 모델 고도화도 진행하고 있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로 개발 중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은 AI 성능 평가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4.4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GPT-5, 클로드 소넷 4.6 수준에 근접한 성능”이라며 “AI 에이전트를 구동하기에 충분한 지능을 확보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업스테이지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런 전략을 발표한 것으로 본다. 기업용 AI 모델 개발만으로는 기업 성장성을 설명하기 어려워 기업가치를 충분히 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달 기준 업스테이지 매출의 52.5%는 금융 분야에서 나왔다. IT·커머스·미디어 분야(14%), AI 총판 사업(12.6%)이 뒤를 이었다. 특정 산업과 기업 고객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상장 시 약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금융이 매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제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IT·커머스, 제조, 공공 등으로 고객군이 확실히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