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플랫폼 자사우대, 위법 아냐"…공정위 완패에도 규제 시계 빨라질까 [광장의 공정거래]

입력 2026-06-24 07:00
수정 2026-06-24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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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해 10월·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한 네이버 쇼핑 및 동영상 사건을 공정위 패소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위 사건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인 '자사 우대'를 다뤄 향후 플랫폼 규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색 알고리즘 조정한 네이버 쇼핑 '자사 우대'...공정위 "불공정거래"
'자사 우대'란 플랫폼 사업자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동시에 해당 플랫폼에서 직접 자사 상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이중적 지위를 이용해 플랫폼에서 자사 상품 또는 서비스를 경쟁사업자의 상품 또는 서비스보다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를 말한다.

네이버 쇼핑 사건의 경우 온라인 비교쇼핑 서비스 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네이버가 자사의 오픈마켓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 상품이 다른 오픈마켓 상품보다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한 행위가 문제였다.

공정위는 위 행위가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소비자들이 네이버가 공급하는 상품을 실제보다 우량의 상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행위(불공정거래행위)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도 공정위 판단을 유지했다.
공정위 판결 뒤집은 대법원..."정상적 영업활동"


그러나 대법원은 공정위의 판단을 뒤집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타사와의 거래조건을 자신이 제공하는 상품 또는 용역과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요구할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대법원은 기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부당성 판단 법리(경쟁제한 효과 우려 + 경쟁 제한 의도와 목적 입증)를 그대로 적용했다.

대법원은 행위기간 동안 경쟁 오픈마켓 거래액이 증가하고, 신규사업자들이 오픈마켓 시장에 진입하는 등 오픈마켓 시장에 유효한 경쟁이 지속됐다고 보며 경쟁 제한 우려를 인정하지 않았다. 경쟁제한 의도와 목적도 인정되지 않았다. 검색 알고리즘 조정에 따른 검색 노출 변화를 연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속한다는 것이다.

검색 결과 산정 시 고려되는 요소를 소비자에게 안내한 점과 '리뷰 많은 순' 등 다른 기준의 검색 결과도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없다는 점이 고려돼 불공정거래행위도 인정되지 않았다.
합리적 선택 침해 여부가 쟁점...고객 오인할 만한 후속 행위 없어


네이버 동영상 사건에서 공정위는 ① 동영상 검색알고리즘을 개편하며 중요정보를 원고 내부에만 제공하고(차별적 정보제공행위) ② 네이버TV테마관 입점 영상에만 가점을 부여해(가점 부여 행위) 원고의 동영상 서비스를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보다 상위에 노출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불공정거래행위)로 판단했다.

차별적 정보제공행위와 관련해 서울고등법원은 정보를 차별적으로 제공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네이버가 해당 정보를 이용해 고객이 오인할 만한 후속 행위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공정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가점부여 행위와 관련해 자사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다른 사업자가 제공하는 동영상과 동등하게 대우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자사의 가치판단과 영업전략을 반영해 상품정보의 노출 여부 및 노출 순위를 결정하는 검색 알고리즘을 설정할 수 있다고도 봤다. 이어 이러한 영업전략을 소비자나 외부에 공지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색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자사 동영상 중 테마관 동영상에만 가점을 부여한 점, 테마관 동영상은 추가적인 심사를 거쳐 게재를 허용한 점,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동영상에 가점을 부여한 점 등은 합리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어 위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점조사기획단·경제분석국 신설하는 공정위...법원 판결 유의해야


한편 공정위는 지난 5월, 플랫폼 분야 등 대규모 복합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중점조사기획단'과 '경제분석국' 신설을 발표했다. 공정위의 플랫폼 규제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플랫폼의 경우 멀티호밍 제한, 최혜 대우 요구, 자사 우대, 끼워팔기 등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 외에도 입점 업체 대상 불공정행위(대규모유통업법, 하도급법 적용), 소비자 대상 행위(전자상거래법, 약관법 적용) 등 다양한 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 또한, 경제분석국이 출범하면 플랫폼 경쟁제한행위 입증에 필요한 정교한 실증 경제분석도 가능해질 것이다.

위 판결로 알고리즘 조정을 통한 자사 우대의 위법성 판단기준은 제시됐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은 알고리즘 외에도 다양한 이슈가 쟁점이 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향후 공정위 집행 동향 및 법원 판결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규제 강화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