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여행 비용 부담 속에서도 올여름 휴가를 떠나겠다는 수요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장거리 해외여행 대신 기간을 줄여 국내로 향하는 실속형 휴가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주요 국내 여행지의 해변가 편의점 매출은 한 달 빠르게 폭발하는 분위기다.
22일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PMI)의 '2026년 여름휴가 관련 조사(성인 남녀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71.8%가 올해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행 목적지로는 국내(74.2%)가 해외 근거리(20.8%)와 해외 장거리(2.8%)를 합친 비중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가장 선호하는 국내 여행지로는 강원도(33.0%)가 1위를 차지했고 제주도(18.9%), 부산(9.0%)이 뒤를 이었다.
휴가 기간은 눈에 띄게 짧아졌다. 기간을 묻는 질문에 '1~2박'이라는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고 '3~4박(39.1%)'이 뒤를 이은 반면, '5박 이상' 장기 휴가는 8.9%에 그쳤다. 응답자의 45.7%가 여름 휴가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장거리 대신 근거리 여행지 선택(36.5%)'과 '해외 대신 국내 여행으로 전환(36.1%)'을 꼽았다. 고물가 여파로 여행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기간과 거리를 줄여 실속을 챙기는 모양새다. 휴가의 핵심 목적 역시 '완전한 휴식·힐링(54.1%)'에 집중됐다.
국내 여행지 중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강원도 등으로 휴가 수요가 쏠리면서, 주요 해변가 점포를 중심으로 한 발 빠른 성수기 특수가 나타나고 있다. CU에 따르면,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이달 13~19일 해운대, 광안리, 강릉, 속초, 양양 등 전국 주요 해수욕장 입지 점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8% 급증했다. 이는 통상적인 7월 중순의 매출 흐름과 유사한 수준으로, 한여름 성수기가 한 달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품목별로는 돗자리 매출이 270.5% 늘어난 것을 비롯해 튜브(150.0%), 수영 잡화(131.5%) 등 해변 특화 상품의 신장세가 가팔랐다. 물놀이 이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70.4%)과 디저트(220.5%), 바비큐 수요를 겨냥한 캠핑용품(408.3%) 매출도 수직 상승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맞춰 CU는 대대적인 점포 정비와 맞춤형 상품 진열로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해변가 매장의 주요 인기 상품 재고를 평소보다 최대 5배 이상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장 전면에 ‘숙소 가기 전 체크 존’, ‘오늘 밤 안주 추천 존’ 등 방문객의 상황에 맞춘 4대 테마 진열 전략을 전개해 판매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해변가 입지는 국내 휴가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어 디저트와 라면 등 K편의점 대표 상품 구색을 늘리고 있다"며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을 적시적소에 마련하는 스마트한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