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20종 확대' 추진…약사회 반대하는 이유

입력 2026-06-22 22:12
수정 2026-06-22 22:14

정부가 편의점 판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추진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편의점에서 파는 상비약 품목을 기존 11개에서 최대 20개로 늘리고 약국이 없는 지역 등을 고려해 판매점도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편의점 상비약 판매 제도는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밤늦은 시간에 의약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11월 시행됐다.

대상은 가벼운 증상이 있을 때 환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약사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편의성 등을 고려해 20개 품목 이내에서 편의점 상비약을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재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의약품은 모두 13종이다.

다만, 해열 진통제 중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은 생산이 중단돼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은 11종이다.

편의점 상비약 확대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설사 증상을 완화하는 지사제, 위산 작용을 줄여주는 제산제를 편의점 상비약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한약사회가 궐기대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의가 공전했고,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조정을 다시 추진하려는 데에는 13종 중 2종이 이미 단종됐다는 현실과 제도에 효용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체들은 의약품을 판매하는 경로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편의점 상비약 제도 개선에 대체로 반대하지 않지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 사회는 지금도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약사들이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전체 일반의약품 판매액 중에서 편의점 상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있고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면서 "편의점 상비약 확대는 안전성보다 편리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타이레놀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의약품 종수가 증가하면 의약품 오남용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