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주장 무색…이란, 원유 2600만 배럴 실어 날랐다

입력 2026-06-22 22:17
수정 2026-06-2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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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또 카타르 등 인근 국가의 LNG선과 상선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산 원유의 판매 가격도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의 엘바호 , 버고호 , 비 고르호 등 초대형유조선(VLCC) 세 척이 이 날 새벽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약 6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선박의 행선지는 모두 싱가포르 항만이다. 싱가포르는 이란산 원유를 중국 정유 시설로 운송하는 선박으로 환적되는 곳이다. 이들 선박 세 척은 이란의 주요 석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 섬에서 출발했다.

카타르와 연관된 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도 이 날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페르시아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선박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한 사례로 파악됐다.

CNBC도 로이드 리스트가 22일 발표한 별도 분석을 인용해 이란이 이 해협을 폐쇄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상선들이 계속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20일 밤 이란 국적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최소 15척이 AIS 신호를 활성화한 채 오만만에서 출항했다.

이란은 20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계속한 후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르단 해협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 주장을 부인하며 수로는 여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주말 사이에도 2천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최소 11척이 이란 차바하르 항을 출항하는 것이 포착됐다. 그 며칠전에도 이란은 차바하르항을 통해 약 2천만 배럴을 선적해 출항시켰다.

이 같은 원유 수출 급증으로 이 날 기준으로 이란산 경질유(Iranian Light) 7월 도착분 현물 가격은 브렌트유 가격 대비 배럴당 2.5달러에서 5달러 할인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고 거래에 관련된 관계자들이 블룸버그에 전했다.

일반적으로 이란 석유 수출량의 약 90%는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서류상으로는 2022년 이후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이란산 원유는 말레이시아산으로 둔갑해 선적되고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 급증은 미국이 4월 중순부터 시행해온 이란 항구를 방문하는 선박 봉쇄를 지난주부터 해제한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원유 생산을 신속하게 재개하고 있으며 하르그 항만 선적도 재개하는 등 이란 원유가 아무 제약없이 세계 시장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케이플러의 이 날 데이터에 따르면 약 1억 2,1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페르시아만과 그 주변 해역의 유조선에 실려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