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무료급식 현장에서 밥 위에 케이크가 함께 제공된 모습을 두고 일부 네티즌이 조롱성 댓글을 남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 성남에서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69·빈첸조 보르도) 신부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공유됐다. 후원받은 케이크를 배식하는 영상을 두고 일부 악성 댓글이 달리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 신부는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생일은 1년에 한 번이지만 안나의 집은 매일이 생일"이라며 "빵집에서 꾸준히 케이크를 후원해 주시기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달콤한 생일 케이크를 함께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도 맛있는 케이크를 후원해 주신 빵집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케이크 배식 과정을 담은 영상을 함께 올렸다.
영상에는 흰쌀밥과 닭볶음탕, 김치, 도토리묵 등 반찬이 담긴 식판에 후원받은 케이크가 함께 제공되는 모습이 담겼다.
이 가운데 케이크가 밥 위에 올려진 장면을 본 일부 네티즌이 조롱성 댓글을 남기며 비난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이탈리아 신부님이 타국에 와서 후원금을 모아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곳이 안나의 집이다. 앞뒤 맥락도 모르고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또 "따로 그릇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케이크를 함께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반찬 가짓수가 많아 식판에 더 둘 곳이 없어 부득이하게 밥 위에 올린 것 같다", "어떻게 주시든 한 끼가 소중한 분들에게 은인이시다" 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김 신부는 1987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90년 오블라티 선교수도회 소속 선교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 파견됐다. 그의 한국 이름 '김하종'은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성씨에 '하느님의 종'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졌다.
김 신부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노숙인을 돕기 위해 안나의 집을 열었다. 안나의 집은 현재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기숙사, 자활센터를 비롯해 가출 청소년 등을 돌보는 청소년 쉼터를 운영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김 신부는 2015년 특별귀화자로 선정돼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고, 201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