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로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국무위원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졌다. 법원은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내란 관련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5년 높은 형량이다.
법원은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더 무거웠다면서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비상계엄 당시 주요 국무위원들에 대한 법원 판단 경향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법원은 계엄 국면에서 국무위원들이 헌정질서 수호 의무를 저버리고 내란 범행에 관여한 책임을 무겁게 보고 있다.
가장 무거운 형을 받은 인물은 김 전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김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데다 계엄 당시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를 계획했다고 봤다.
당시 법원은 김 전 장관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전 장관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김 전 장관 측이 여러 차례 법관 기피 신청을 내면서 항소심 재판은 한동안 중단됐다. 지난 12일 대법원이 기피 신청을 최종 기각하면서 항소심 심리는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뒤 지난달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 1심은 계엄 당시 국무위원 심의를 거친 것 같은 외관을 만들기 위해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계엄 선포 뒤 국무위원들에게 서명을 받으려 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내놨다.
항소심도 한 전 총리의 내란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일부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법리 판단을 내리면서 형량을 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당시 국무총리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막중한 책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은 항소심에서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그는 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12일 항소심에선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 2심은 모두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고 소방청장에게 협조를 지시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은 1심 형량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했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 주심은 오경미 대법관이다. 이 전 장관 사건은 대법원 3부에 배당돼 이흥구 대법관이 주심을 맡는다.
특검법상 이른바 '6·3·3 원칙'에 따라 상고심은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 이에 따라 두 사건은 오는 8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규정은 훈시규정인 만큼 기한을 넘겨도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