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이어 대박 터졌다…매출 170% 폭등한 '제철음식' 정체

입력 2026-06-22 20:00

직장인 김모씨(31)는 최근 퇴근길 마트에서 마늘종 한 단을 샀다. 평소라면 지나쳤을 식재료지만 유튜브에서 본 ‘마늘종 솥밥’ 영상이 계기가 됐다. 김씨는 “원래 부모님 세대 반찬이라고 생각했는데 건강하고 맛있어 보여서 만들어 봤다”며 “지금 아니면 구하기 힘들다고 하니 더 특별한 음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봄동 비빔밥에 이어 마늘종 비빔밥까지, 한때 중장년층 건강식으로 여겨지던 제철 식재료가 2030세대의 새로운 미식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은 물론이고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희소성이 젊은 층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18일 친환경 마늘종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6% 증가했다. 마늘종은 4월부터 초여름까지가 제철인 식재료다. ‘1년에 한 번 맛볼 수 있다’며 올라온 마늘종 솥밥 레시피 영상이 한 달 만에 조회수 321만 회를 기록하는 일도 있었다. 이달 들어선 마늘종 비빔밥 관련 콘텐츠가 거의 매일 쏟아지고 있다.

올봄에는 봄동 비빔밥이 SNS를 중심으로 유행했다. 봄동은 사계절 팔리지만, 이름 때문에 대표적인 봄철 식재료로 인식된다. 두바이 쫀득쿠키가 지난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봄동 비빔밥이 그 열기를 이어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마트의 2~4월 봄동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1.8% 늘었고 냉이(19.5%) 달래(12.5%) 판매도 함께 증가했다.

식음료(F&B)업계에선 호텔 딸기 뷔페처럼 계절이 지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MZ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정판 소비를 즐기는 젊은 세대 취향과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씨(34)는 “비싼 외식보다 비용 부담이 작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느낌이 들어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어진다”고 했다.◇밴댕이회까지 산지 직송제철 횟감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7월까지만 잡히는 밴댕이다. 주로 강화도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산지 직송 주문 방법과 먹는 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이 확산하면서 MZ세대의 관심이 커졌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밴댕이회 검색량은 작년의 10배를 기록했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제철 횟집도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MZ세대 방문이 크게 늘었다. 가을 전어와 여름 병어회 등 제철 횟감을 주로 파는 서울 광진구의 한 횟집 조모 사장은 “5년 전만 해도 손님 대부분이 동네 중장년층이었는데 지금은 젊은 손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며 “SNS를 보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주말이면 개점 전부터 줄을 선다”고 말했다. 매년 겨울 방어를 즐겨 먹던 50대 유모씨는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줄을 너무 길게 서서 방어 먹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제철 과일과 수산물을 산지 직송으로 구매하는 젊은 층도 증가하고 있다. 긴 유통 과정을 뺀 신선한 현지 식재료를 집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2030은 정보력이 가장 강한 연령대”라며 “먹거리에서도 지금 가장 맛있는 식재료가 무엇인지,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어떻게 먹는지 등을 공유하며 일종의 놀이 문화로 향유한다”고 분석했다.

우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