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1곳당 하청노조 교섭 요구 2.6건

입력 2026-06-22 17:56
수정 2026-06-22 19:37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뒤 100일 동안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1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6월 19일까지 원·하청 교섭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약 100일 동안 439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1161개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다. 하루 11건꼴이다. 하청노조(노조·지부·지회) 조합원은 총 16만4000명이다.

교섭 요구가 집중된 시기는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였다. 3월 말까지 원청 사업장 363곳에 교섭 요구가 제기됐다. 4월 42곳, 5월 23곳이 추가됐지만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평가다.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 249개(56.7%), 공공 190개(43.3%)였다. 상급 단체별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이 47.0%,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43.6%, 미가맹 노조가 9.4%를 차지했다.

원청 사업장 한 곳당 평균 교섭 요구 건수는 2.6건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바탕으로 “일각에서 제기한 교섭 쓰나미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 산술일 뿐이다. 가장 많은 원·하청 교섭 요구를 받은 롯데건설은 무려 10곳의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 DL이앤씨 등도 하청노조 8곳이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 건설업은 교섭 쓰나미라고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경제계 관계자는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을 대거(90건) 취하한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추후 순차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재까지의 평균 교섭 요구 건수로 현장 상황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게 실질적 지배력을 지녔는지, 즉 ‘사용자성’을 노동위가 판단해 달라고 신청한 건수는 141건이었다. 이 가운데 113개 원청에 대한 판정이 나왔고 그중 103곳(91.1%)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기각된 10건 중 8곳은 전북 익산시, 울산시 등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다. 결국 민간 기업 중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곳은 GS파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두 곳에 불과해 사실상 하청노조의 완승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청노조끼리 교섭을 쪼개는 ‘교섭단위 분리’ 사건에서는 노동위가 분리 여부를 심사한 29개 원청 중 12개(41.4%)에서만 분리를 인정했다. 분리가 인정된 사업장의 평균 교섭단위는 2.2개였으며 최대는 3개였다.

고용노동부는 “교섭단위가 지나치게 세분화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기업 노무 담당 임원은 “원청노조와의 교섭까지 포함하면 최대 4개의 교섭 테이블이 동시에 꾸려진다”며 “추후 교섭 의제 결정을 두고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

곽용희/정희원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