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취업 시계’가 늦춰지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직장을 구하기보다 일정 기간 ‘스펙 쌓기’에 전념하는 사람이 늘면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대 초반, 일에서 멀어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세 청년의 취업 비중은 2009년 45%에서 2024년 31%로 1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25~29세 취업 비중은 같은 기간 65%에서 74%로 올랐다. 30~34세 역시 69%에서 82%로 크게 높아졌다.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생’ 기간을 거쳐 30대 전후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일반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20대 남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니트족’(NEET: 청년 무직자) 중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 비율을 보면 20~24세 남성은 2014년 18.5%에서 2024년 22.2%로 뛰었다. 같은 기간 20~24세 여성의 쉬었음 비율은 오히려 18.8%에서 16% 수준으로 하락해 뚜렷한 남녀 간 차이를 보였다.
근로시간에서도 30대부터 본격적인 노동시장 참여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세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2014년 137분에서 2024년 117분으로 줄어든 반면 30대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 근로시간이 늘며 노동시장 참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30~34세 남성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2014년 이후 줄곧 300분을 웃돌아 20대 초반 남성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을 유지했다.
결혼 적령기인 30대 여성은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이탈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30~34세 여성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2014년 159분에서 2024년 244분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들의 쉬었음 비율 역시 6.6%에서 9.2%로 높아졌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대 초반 세대의 구직 공백기가 굳어지기 전 일 경험 및 훈련으로 조기 연결하고, 근로시간이 늘어난 30대 여성을 대상으로는 돌봄과 일의 병존을 전제로 한 유연근무, 돌봄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희원/곽용희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