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 50%로 줄일 것"

입력 2026-06-22 17:34
SK에너지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향후 5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22일 발표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전에는 70%에 육박했다.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드러난 만큼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해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등 가격을 매주 사전고지해 기름값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본지 6월 17일자 A4면 참조

SK에너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수입 지역과 원유 종류를 다각화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사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이후 대체 원유 스폿(단기) 물량을 들여오며 수입처를 다변화해 왔다. SK에너지는 캐나다와 미국, 브라질, 에콰도르 등에서 대체 원유를 수입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원유 전체 수입량 중 중동산 원유 비중은 지난 1월 70.6%에서 4월 50.4%로 떨어졌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4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중동산 원유 공급이 확대될 길이 열렸지만, 전쟁으로 부각된 높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이참에 줄이기로 결정했다는 게 SK에너지의 설명이다. 현재 정제 설비가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는 만큼 원유 도입 다변화에 대비한 설비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전국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주유소별로 매주 공급 가격을 사전에 확정해 고지하고, 고지된 가격에 맞춰 매주 정산할 계획이다.

그간 에쓰오일을 제외한 정유사는 주유소와 대리점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사후정산 방식을 사용했다. 사후정산은 주유소들이 석유제품을 한 달간 공급받고 이후 월간 평균 가격으로 구매가를 확정해 정산하는 방식이다.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방안이지만, 일선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기름의 가격을 모른 채 소비자에게 판매할 가격을 정해야 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전국 주유소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유사들은 4월 사후정산 관행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SK에너지는 “앞으로 공급 가격이 사전에 확정되면 주유소도 휘발유와 경유 등 매입 가격을 예측할 수 있고, 소비자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에너지는 가격 사전고지 방침을 석유 최고가격제가 종료되는 시점 이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 SK에너지는 23일부터 SK주유소에서 차량용 경유 판매 가격을 L당 50원 인하한다. 화물차와 배송 차량 등 생계와 연관된 차량에 주로 쓰이는 경유 가격을 낮춰 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경유 가격 할인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끝날 때까지 최장 한 달간 유지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