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을 희망하는 돌싱 남녀가 결정을 망설이는 이유는 서로 달랐다. 남성은 이혼 때 발생할 수 있는 재산분할 부담을 가장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이혼 후 얻은 자유로운 생활을 다시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부담으로 느꼈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가 22일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함께 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 남녀 6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전자메일·전화 등을 통해 이뤄졌다.
재혼을 희망하면서도 '가끔 할까 말까 망설이게 하는 주된 요인'을 묻자 남성 응답자 324명 중 31.5%는 '재산 분할 공포'를 1위로 꼽았다. 재혼이 다시 이혼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이 가장 컸던 셈이다.
25%는 '상대의 자산 검증에서 탈락'을 이유로 들었다. 재혼 반대·양측 자녀 화합·양육비·상속 등을 포함한 '각종 자녀 변수'를 꼽은 응답자는 22.2%를 나타냈다. 14.2%는 '또 다른 실패'를 우려했다.
여성 응답자 가운데 43.2%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해방감'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이혼 뒤 얻은 독립감과 자유로움을 다시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각종 자녀 변수' 23.2%, '또 다른 실패' 18.1%, '자산 검증에서 탈락' 10.2% 순이었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이 가장 많이 망설이는 이유로 꼽은 '재산 분할 공포'는 여성 응답자 중 5.3%만 선택했다. 반대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꼽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해방감'를 지목한 남성 응답자는 7.1%에 그쳤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초혼의 경우 맞벌이와 공동 육아 등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재혼, 특히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가정 경제를 남자의 몫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고 이혼 시에는 재산 분할 부담까지 더해져 남성들로서는 재혼 결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배우자와 결혼생활을 할 때 시가, 살림, 남편 등의 억압에 시달렸던 여성들은 이혼 후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만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재혼을 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걸림돌을 줄이기 위한 대안과 관련해서도 남녀 응답은 엇갈렸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36.1%가 '상호 경제적 독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적 재혼 대신 '동반자 관계 유지'를 택한 비율은 28.1%로 나타났다. '자녀와 거리 두기'는 20.4%, '핵심 조건 중심 검증'은 15.4%를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33.3%가 '동반자 관계 유지'를 선택했다. 이어 '핵심 조건 중심 검증' 28.1%, '자녀와 거리 두기' 25.0%, '상호 경제적 독립' 13.6% 순이었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아직 전면적으로 실현되기는 이르겠지만 앞으로 재혼 가정 경제는 남녀가 서로 책임을 분담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법적 재혼을 가급적 지양하고 좀 더 자유로운 장기 연애, 동거, 주말 부부와 같은 형태를 활용하여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혼 교제 과정에서 눈여겨보는 부분도 성별 차이가 드러났다. 남성 응답자 가운데 31.5%는 '일상생활 습관'을 가장 신경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관리나 소비, 가사 분담, 생활 습관 등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심각한 결함 유무'는 26.5%, '대화 코드'는 23.8%로 뒤를 이었다.
여성은 '심각한 결함 유무'(34.3%) 가장 많이 눈여겨봤다. 외도, 폭행·폭언, 도박, 경제적 무능 등 재혼 생활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우선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대화 코드'는 28.1%, '일상생활 습관'은 21.5%를 차지했다. '갈등 해결 방식'은 남성 18.2%, 여성 16.1%로 각각 4위를 기록했다.
온리유 관계자는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배우자의 경제관념이나 생활 자세 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전혼에서 배우자의 유책 사유로 이혼한 경우가 많은 여성들로서는 상대의 외도, 폭행·폭언, 도박, 경제적 무능 등을 주의 깊게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