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사랑" DM 쏟아졌는데…'빛삭' 된 러브버그 포스터

입력 2026-06-22 15:45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랑 이야기"

안양시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영화 포스터 형태의 러브버그 관련 게시물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포스터 중앙엔 '러브버그'가 적혀 있고 바로 아래 "해치지 않아요. 우리, 괜찮아요"란 문구가 나온다.

포스터는 꽃이 핀 언덕에서 도심 전경을 바라보는 러브버그 한쌍의 뒷모습이 담겨 있다. 러브버그 밑엔 '2026.06 COMING SOON'이란 문구도 나와 있다.

이 게시물은 22일 오전 인스타그램상에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유된 안양시 포스터는 약 5시간 만에 다이렉트 메시지로 1만5000회 이상 공유됐다. '좋아요'를 표시한 사용자 수만 1800명을 웃돌았다. 댓글도 100개 이상 달리면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쏠렸다.

오전만 해도 안양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돌연 게시물이 사라졌다. 누리꾼들이 본래 취지와 다르게 포스터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비판적 댓글이 이어지자 콘텐츠를 보완한 다음 다시 올리기 위해서다.

안양시는 해당 포스터와 함께 '스마트한 러브버그 대처 요령'이란 제목의 홍보용 게시물을 올렸다. 해충이 아닌 러브버그에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여기엔 "러브버그 우리에게 이로운 익충"이란 문구와 '낙엽 분해', '토양 비옥' 등 러브버그가 익충인 이유가 명시돼 있다.

안양시는 이를 통해 "사람을 물지 않고 독성이 없다. 2~3주면 자연적으로 감소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불빛 최소화, 방충망 점검, 끈끈이 트랩, 차량 세차, 어두운색 옷 등을 대처 요령으로 제시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시민분들이 러브버그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대처 요령을 올려놓은 건데 다른 시에선 방역 관련된 보도가 나오다 보니 '안양은 방역을 안 하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이냐'는 문의 댓글이 많아서 안양시에서도 (방역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같이 넣어야 오해가 없을 것 같아 (게시물을) 다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양시 포스터를 공유한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물엔 "방역을 해야죠", "시민들이 불편하다는데 독성 없고 무는 벌레 아니라 괜찮다는 것이 맞냐", "저렇게 많으면 해충"이란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포스터를 재밌게 받아들이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안양시 포스터를 공유한 이 계정은 게시글을 통해 "안양시의 파격적인 현수막 문구가 온라인상에서 폭발적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혐오감을 유발하는 벌레의 특성을 유쾌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방역의 정당성을 위트 있게 확보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네티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당국은 해당 곤충이 인체에 무해한 익충임을 명시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대적 방역 작업을 세련된 유머 감각으로 고지하며 지자체 홍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