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이식하며 강도 높은 준법경영과 업무 혁신에 나섰다. 방대한 사규와 지침을 일일이 찾아봐야 했던 직원들의 업무 방식을 생성형 AI를 통해 대화 형태로 개편하기로 했다.
한전은 사내 2400여 종의 규정과 표준을 하나로 묶은 ‘사내표준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전 AI혁신단과 준법경영실이 주도로 했다. 공공기관에서 생성형 AI를 사내 표준 검색 및 법령 개정 업무에에 활용한 선도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전 업무는 전력 인프라 설계와 구매, 운영 등 복잡하다. 직원들은 사규와 업무표준(SOP), 구매규격, 설계기준 등을 확인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썼다.
새로 만든 AI 플랫폼은 이런 행정 수요를 대폭 줄이려는 취지로 마련했다. 직원들이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생성형 AI가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가장 정확한 업무 기준과 절차를 즉각 답변한다. 정식 도입 전 실시한 내부 응답 품질 만족도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8점을 기록할 만큼 실효성을 높았다는 설명이다. 현장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모바일 환경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준법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법제처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연계해 실시간 법령 변화를 감지해 적용해준다. 전력 관련 새로운 법률, 법령이 제정되거나 개정될 경우, AI가 기존 사내표준 중 변경이 필요한 대상을 자동으로 찾아내 반영한다. 각종 사규 등을 개정하는 초안까지 AI가 스스로 작성해 실무자에게 건낸다. 한전 관계자는 “실무자가 놓칠 수 있는 법적 공백이나 규정 지연 반영 문제를 AI가 메워주는 형식”이라며 “한전의 준법 대응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전은 AI 플랫폼 전면 도입하면서 업무 표준화 프로세스도 정비했다. 업무표준 특별점검 및 고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기존 업무 절차를 1427개로 세분화·확대했다. 임직원 누구나 부서나 직무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운영 체계도 바꿨다. 업무표준 주관 부서를 ‘준법경영실’로 일원화했고, 사내표준의 유효성 평가 주기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생성형 AI 기반 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전사 업무 표준을 고도화해 투명하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