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간 중심의 출점 전략을 고수해 온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할리스가 유동 인구가 밀집한 도심 상권을 겨냥해 소형 효율화 매장 실험에 나섰다.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본래의 대형 '체류형 매장' 정체성을 유지하되, 일부 도심지에서는 테이크아웃 속도를 높인 특화 매장을 배치해 상권별 효율성을 다각화하겠다는 취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브랜드 최초로 고객 편의성과 매장 운영 효율성에 집중한 스마트모델 매장인 '용인수지구청점'을 오픈했다. 해당 매장은 대기 시간을 줄이는 '레디 투 드링크(Ready-to Drink)'를 콘셉트로 삼아, 제조 시간을 단축한 '데일리커피'나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레드티' 등의 음료를 전면에 배치했다.
베이커리 역시 제조 프로세스를 단축해 간편하게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간식류 위주로 재편했으며, 이를 통해 회전율이 높은 소형 상권에 맞춰 매장 운영 효율성을 점검하겠다는 전략이다.
할리스는 그간 대형 매장과 좌석 배치를 통한 '공간 경험'을 강조해왔다. 가맹점 출점 시 최소 매장 크기 기준을 약 50평(165㎡)으로 제시했던 할리스가 테이크아웃 중심의 매장을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여의도 상권에서 테이크아웃 위주의 매장을 시도한 적은 있으나, 메뉴 구성 자체를 신속성 위주로 새롭게 개편해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할리스의 이러한 시도는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대학가와 오피스 상권에서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나와 주목된다. 최근 스타벅스는 1~2인 고객을 위한 독서실 형태의 '포커스 존'과 싱글 부스석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 역시 최근 개점한 삼성역점에 전체 좌석의 17%를 독립형 칸막이 좌석으로 채웠고, 투썸플레이스도 상권 특성에 맞춰 개별 콘센트가 구비된 파티션형 좌석을 집중 배치했다.
박리다매를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무서운 속도로 점포를 확장하자, 중고가 브랜드들은 장시간 머무는 고객의 델리 메뉴 연계 구매를 유도해 객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목적이다.
반면 할리스는 점포 수가 2020년 585개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495개까지 하향세를 보이며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타벅스(2100개), 투썸플레이스(1700개) 등 경쟁사들이 대형 점포 중심의 공격적 확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할리스는 본래의 공간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도심 상권에는 콤팩트한 매장 모델을 선택 적용해 활로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할리스 관계자는 "이번 용인수지구청점은 바쁜 고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테이크아웃할 수 있도록 편의성과 효율성에 집중한 모델"이라며 "뛰어난 조망을 제공하는 '북한산DI점'이나 '부산명지강변DT점'처럼 브랜드가 추구하는 공간 경험 중심의 대형 매장 기조를 유지하되, 상권 특성에 맞춰 스마트모델 매장을 점진적으로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