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잠실 개표소 봉쇄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과 출입 방해 등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재 경찰은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소지품 수색, 대한체육회 경기장 출입 방해, 기자 폭행 등 관련 사건 36건을 수사하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흉기 사용, 집단 폭행 등 중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현행범 체포하는 등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 협박은 물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면밀하게 채증하고 추적 수사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다만 참정권 침해에 대한 의견 표명은 정당한 주권 행사로 보고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유 직무대행은 "국민이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잠실 시위와 관련해 현재 36건을 수사 중이다. 대한체육회 출입을 방해한 9명에 대해서는 채증 자료를 토대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 가운데 남성 1명과 여성 1명의 신원을 특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다만 특정된 2명 가운데 지난 16일 체육단체들의 진입을 홀로 막으며 강성 보수 커뮤니티에서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로 불리는 여성 A씨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한체육회 측이 출입 지원을 요청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직무대행은 "향후 대한체육회 측 출입 지원 요청 시 적극 지원하겠다"며 "요청이 오면 경찰은 대화경찰, 형사 등을 다수 배치해 설득하고 경고하는 작업, 출입 차단 발생 시 그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부에 있는 투표함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직무대행은 "투표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사안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투표가 종료된 만큼 지난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반출을 위해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던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위는) 주최자 없는 미신고 집회 성격을 띠고 있어 해산 등 판례가 있지만, 국민 안전이나 사고 위험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하고, 여러 상황과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압수수색을 통해 투표함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직무대행은 "국정조사도 앞두고 있고, 합동수사본부도 있고, 수사 진행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위사실 유포와 현장 경찰관 대상 모욕·명예훼손, 공무집행 방해 행위도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직무대행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불법 허위사실 유포 행위는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고, 관련 정보를 삭제·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모욕·명예훼손, 공무집행 방해 행위도 엄정 사법 조치하겠다"고 했다.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찰관에 대해서는 법률 상담과 긴급 심리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 대응 과정에서 다친 경찰 기동대원은 경상 6명으로 집계됐다. 유 직무대행은 "(잠실시위) 첫 주말에는 3만8000명까지 모였는데, 지난 세 번째 주말은 비 영향도 있지만 많이 줄었고, 평일 상황도 조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