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선관위 독립성은 유지하면서도 외부 견제·감시를 강화하는 방식의 헌법 개정 논의를 국민적 공론화에 부쳐보자는 취지다.
김 총리는 21일 서울 송파구 한 대학에서 열린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 토론회를 통해 "할 수 있다면 여와 야를 넘어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이걸 추진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 개혁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대안이 정리되지 않으면 이 문제가 해결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선관위를 해체하거나 과거처럼 내무부 산하 기구로 되돌리는 방식은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 총리는 "개헌을 통해서라도 선관위의 독립성은 존중하되 외부의 견제와 감시를 받게 하는 쪽으로 가는 것만이 답이 아닌가, 요새 원포인트 개헌이라는 문제를 깊이 생각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도 관련 언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마침 대통령께서도 그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 헌법학자들에게도 자꾸 의견을 여쭤본다"고 전했다. 선관위 구성·독립성 문제와 관련해 헌법학자들 의견을 듣고 있다는 것.
김 총리는 선관위 개혁 논의를 정파적 대립으로 가져가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선관위 개혁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끝을 봐야 한다"며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정파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여야와 국민이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토론을 해서 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또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포괄적 토론이나 공론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투표 시간 등 기술적 쟁점도 이번 기회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선관위 개혁론의 계기가 된 투표지 부족 사태에 관해선 민주주의의 기본 문제로 규정했다. 김 총리는 "민주주의라는 게 참 멀고도 험한 것 같다"며 "12·3 계엄 사태를 잘 정리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진전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본질적 문제 앞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참정권 침해 논란, 불법·일탈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했다. 김 총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참정권이 선관위의 부실 관리 앞에서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됐다"며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빙자해 기본 질서를 어기고 시민들의 일상을 막아서는 불법·일탈도 벌어지는 등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총리는 "우리 사회가 다른 수준의 공정과 신뢰를 요구한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청년,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공론화 방식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