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선언…미국과 담판 위해 스위스행

입력 2026-06-20 23:14
수정 2026-06-20 23:33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대미 협상 대표단이 협상장인 스위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현지 매체에 "협상 대표단이 스위스로 조금 뒤 출발할 것"이라며 "그곳에서 상대방의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요구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약속을 어떻게 이행하려는지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한 지 106일 만인 지난 17일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60일 휴전을 약속하는 MOU에 서명했고, 이란에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문서에 서명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상대방이 약속의 일부를 지키지 않는다면 MOU 전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상대방은 가능한 한 빨리 (MOU 이행을 위해) 조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MOU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행되지 않을 약속에 서명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의 접근 방식이 '약속 대 약속'인 만큼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 이행을 회피하면 필요한 조처로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공습을 중단하지 않고 있고, 레바논 영토에서 철군하지 않고 있는 행위가 MOU를 중대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서명된 종전 MOU의 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은 약속을 지키는 만큼 상대방(미국)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도록 강제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미국은) 이 문제를 방기함으로써 명백히 MOU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위한 MOU가 발효돼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된 지 이틀만이다.

하탐 알안비야는 이날 낸 성명에서 "전쟁 종식에 관한 MOU 제1조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불이행에 대응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끊임없이 합의를 위반하고 철수를 미이행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대해 폐쇄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