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과 연결 사이 '행복한 구원'…오직 둘만을 위한 반얀트리 푸켓

입력 2026-06-20 20:02
잘 살아낸다는 것. 웰빙Well-being은 나 홀로 고립된 채 얻는 일시적 감정의 위안이 아니다. 나와 타인,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반얀트리 푸켓의 ‘반얀트리 커넥션스Banyan Tree Connections’는 그 철학을 가장 미학적 방식으로 구현한다. 오직 두 사람만을 위해 마련된 프라이빗 웰빙 여정을 따라가봤다.

모든 것이 연결된 소란한 세계에서 우리는 묻는다. 나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혹시 연결되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가장 소중하지만, 그래서 가장 소홀했던 사람과 우아한 유대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한 번쯤 둘만의 여행을 떠나보자.



방타오만Bang Tao Bay의 새하얀 해변과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코코넛 숲 사이에 자리한 반얀트리 푸켓은 리조트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 생태계이자 거대한 치유의 숲이다. 아시아 지역에 ‘프라이빗 풀 빌라’라는 개념을 최초로 이식한 상징적인 장소답게, 이곳의 시간은 도시의 속도와 전혀 다른 궤적으로 흐른다. 고백하건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바람의 냄새와 라군의 물결, 그리고 내 안의 숨소리로만 시간을 가늠할 뿐이었다.


단절이 주는 구원: ‘스파 풀 빌라’의 은밀한 위로

반얀트리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100개의 호텔과 리조트, 140개 이상의 스파 및 갤러리, 20개 이상의 레지던스를 운영하는 반얀그룹의 플래그십 브랜드다. 반얀트리 푸켓이 그중에서도 특별한 것은 반얀그룹의 씨앗이 움튼 곳이어서다. 1994년, 버려진 주석 광산에서 창립자 호권핑Ho Kwon Ping과 클레어 창Claire Chiang이 첫 삽을 떴다.



반얀나무는 우리에겐 보리수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수천 년 동안 아시아 곳곳에서 신성시되어온 반얀나무는 리조트 안에서 여행자들에게 커다란 그늘을 내어준다. 최근 리뉴얼을 마친 ‘스파 풀 빌라Spa Pool Villas’ 구역은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 라군 전망과 울창한 열대 정원에 둘러싸인 단 10채의 성인 전용 빌라로 푸켓 특유의 활기차고 들뜬 관광지 분위기와 완전히 분리된다. 문을 여는 순간, 소음이 잦아든 548.7㎡의 단독 공간은 함께하는 이와의 교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용 수영장뿐 아니라 나만을 위한 야외 스파 파빌리온도 마련돼 있다.

이곳의 매력은 완벽한 ‘올 인클루시브’ 콘셉트에서 정점을 찍는다. 아침이면 서두를 필요 없이 객실 안으로 정갈한 조식을 든 버틀러가 찾아온다. 낮에는 스파 풀 빌라 투숙객을 위한 커뮤니티 다이닝 공간 ‘오리진Origin’에서 셰프가 세심하게 큐레이션한 계절 메뉴를 맛본다. 아로마 워크숍, 쿠킹 클래스, 트레이닝과 카약 액티비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취향과 컨디션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연결의 시대: 관계를 회복하는 여덟 가지 웰빙 규칙

반얀트리 푸켓 곳곳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과 디자인,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미식, 공감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그리고 지역사회와 문화를 연결하는 프로그램까지. 모든 요소는 지속 가능성과 사람 중심의 가치에 기반해 운영된다.



한낮의 열기가 더해질 땐 공용 공간 ‘로터스 라운지(Lotus Lounge)’에 자주 머물렀다. 연꽃이 피어난 수 공간과 푸른 열대 정원에 둘러싸인 전용 라운지에선 핸드 드립 커피와 차, 착즙 주스와 건강 간식을 온종일 즐길 수 있다.



투숙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전문가와 함께하는 맞춤형 웰빙 상담이 진행된다. 현재 나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체크한 뒤, 반얀트리가 설계한 ‘여덟 가지 웰빙 원칙’에 기반한 맞춤형 액티비티를 추천받을 수 있다.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필요한 여덟 가지는 성장Growth과 실천Practice, 연결Connection과 마음챙김Mindfulness, 영양Nourishment과 움직임Movement, 자연과의 교감Groundedness과 휴식Rest이 있다. 동반자와 함께 싱잉볼의 맑은 울림 속에 몸을 맡기는 ‘사운드 힐링 명상’, ‘요가 듀오’와 ‘천연 허브 오일 워크숍’을 제안받았다. 마음챙김과 자연의 감각, 그리고 몸의 움직임이 결합된 느린 행복의 시간이었다.



미식과 예술의 공명: 라바 비치 클럽과 오감의 성찬

이곳에서의 경험은 고요함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8월, 방타오 해변의 180m 해안선을 따라 화려하게 문을 연 ‘라바 비치 클럽(RAVA Beach Club)’은 역동적 매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낙원이다. 태국 내 최장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음악과 미식, 예술과 웰빙이 경계 없이 뒤섞이는 거대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라바’라는 단어처럼, 이곳은 바다의 파도 소리와 감각적인 음악의 울림이 끊임없이 공명한다. 낮에는 카바나와 인피니티 풀에 누워 끝없이 펼쳐진 안다만해를 바라보고, 저녁엔 시원한 칵테일과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해변가에서 진행하는 선셋 요가로 몸을 깨우고 나면, 어느덧 붉게 물든 하늘 아래로 감각적인 라이브 공연과 DJ 세션이 이어진다.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장소로, 반얀트리 푸켓에선 10분 거리. 투숙객은 라바 비치 전용 셔틀 차량으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반얀트리 푸켓의 미식 여정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그너처 레스토랑 ‘사프론(Saffron)’은 태국 전통 요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전 세계 반얀트리 리조트의 샤프론에서 만들어지는 요리의 레시피를 이곳에서 연구한다고. 해 질 녘엔 ‘틴 타파스 바(Tin Tapas Bar)’로 가보자. 방타오만의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선셋 칵테일은 이곳을 순식간에 찬란한 낙원으로 만들어준다. 유러피언 다이닝이 그립다면 프렌치 레스토랑 ‘쎄종(Saisons)’이 있다. 계절별 미감을 담아 수준급 프렌치 퀴진을 내놓는다.


지속 가능한 럭셔리: 대지와 지역사회를 향한 책임감

흩어진 삶의 균형을 되찾으며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리조트의 철학이 온몸에 스며들었다. 자연에 순응하는 빌라 건축, 현지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미식,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스파와 사람 중심의 환대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여정의 첫날 밤, 빌라의 숲속을 배회하던 큰 도마뱀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마지막 날 아침, 나만의 수영장에서 유유자적 헤엄치고 있는 그 녀석에게 속삭였다. “집을 잠깐 빌려줘서 고맙다”고.

푸켓=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