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9일 16: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 오성첨단소재, 그린하버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케이조선 인수가 무산됐다. 매각자 측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KHI가 태광산업 컨소시엄의 경영 적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들은 추후 적정한 시점에 케이조선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유암코와 KHI는 19일 “케이조선 경영권 지분 및 채권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이 이번 라운드에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매각자 측 관계자는 “입찰자가 제시한 조건이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유암코와 KHI 양사 간 합의를 통해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케이조선의 기업가치 제고와 직원·주주·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조선은 유암코와 KHI그룹 측이 각각 지분 49.79%씩 보유하고 있다. 유암코와 KHI는 지난해 7월 케이조선 매각자문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같은해 9월 공개경쟁입찰 매각공고를 냈다. 올해 3월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끝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하고 탈락했다.
매각자 측은 태광산업 컨소시엄의 경영 적합성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이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케이조선을 인수하는 구조에선 선수금환급보증(RG) 등에 대한 신용 보강이 어렵다고 봐서다.
RG는 조선소가 선박을 수주할 때 선주로부터 받는 선수금을 은행이 보증해주는 제도다. RG 없이는 수주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매각자 측 관계자는 “통상 RG를 발급할 땐 최대주주의 보증이 들어간다”며 “재무적투자자(FI)인 그린하버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사(GP)를 맡는 구조에선 신용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암코와 KHI는 케이조선 매각 방침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시장 상황과 인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매각 추진 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태광산업 측도 케이조선 인수 의지를 여전히 갖고 있어 추후 재매각 과정에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케이조선은 중형 석유제품 운반선인 MR탱커 세계 2위, LR1탱커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중형 조선사다. 2021년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인수한 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2563억원, 영업이익 1454억원을 거두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중형 조선소 최초로 미국 국방부 사이버보안 인증(CMMC 레벨 1)을 획득하고, 미 해군 함정 운용·유지보수(MRO) 사업 참여의 핵심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신청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