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2주 앞둔 국민의힘 소속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을 변경 인가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인이 인가 절차 전면 중단을 요구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종로구는 18일 오후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사실을 시에 알렸다. 이는 정 구청장이 직접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 당선인은 자신이 취임하는 7월 이전에 사업이 인가될 경우 담당 공무원에 대한 감사와 책임 추궁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구청에 전달했다. 그러나 정 구청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가를 강행했다.
이번 결정으로 세운4구역 개발을 위한 행정 절차는 국가유산청 자문기구인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만 남게 됐다. 서울시가 안전영향평가를 조건부 의결한 데 이어 종로구의 인가 고시·공고까지 이뤄지면서다.
다만 이번 인가는 국가유산청의 행정 명령과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유산청은 지난 5월 세운4구역 재개발이 종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먼저 받은 뒤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으라며 시와 구에 공문을 보냈다.
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들어설 고층 건물이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 경계에서 180m가량 떨어져 있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100m 이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영향평가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향평가를 거치면 사업이 크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