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안전 감독하면 사용자성 인정 노란봉투법 모순…대안입법 필요"

입력 2026-06-18 17:58
수정 2026-06-19 01:29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기업이 안전관리 등 법령상 감독 의무를 이행한 것만으로 협력업체 노동조합과의 교섭이 강제되고 있다는 우려가 18일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사용자인지 불분명해도 교섭을 거부하면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이날 열린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와 법률 전문가는 법 시행 후 ‘사용자성’이 과도하게 넓게 인정돼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했다. 배상운 대한건설협회 실장은 “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하청 근로자 안전관리를 했다는 이유로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력을 행사한다고 판단한다”며 “법 준수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배 실장은 또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 등을 언급하며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파업 시 대체근로 투입도 금지돼 피해가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사용자성이 불확실한 경우에도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기업 관계자가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점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는 “사용자의 교섭 불응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율하는 건 기업이 사용자성을 다퉈볼 기회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이 1년 내내 노사분규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진단이다. 노동위가 최근 현대자동차의 급식·세탁 등 하청업체 노조에 원청 상대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면서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는 “완성차 업계는 미국 관세,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 등에 노사문제까지 겹쳐 위기”라고 말했다.

양주열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입법 과정에서 여러 제도와 관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며 “보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노란봉투법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대안 입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